외국인, 7월 국내주식 2조원 매도…2년여 만에 최대
2015-08-18 06: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2년여 만에 최대 규모다.
채권 매도액까지 합하면 외국인은 약 4년만에 가장 큰 규모로 상장증권을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5년 7월 외국인 증권투자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2조261억원의 국내 상장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6월 5조1000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2년 1개월만에 가장 큰 액수다. 외국인은 전월 3890억원어치를 판 데 이어 두 달 연속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국가별로 보면 영국이 1조6214억원을 팔아 최대 순매도국이 됐다. 케이만아일랜드와 독일이 각각 7785억원과 2823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상위국에 포함됐다.
반면 최대 순매수국은 미국으로, 지난 7월중 1조57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스라엘과 일본이 각각 2997억원과 1692억원의 주식을 사며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1조5754억원)이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는 각각 2조8099억원과 2206억원을 순매도했다.
7월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주식 잔고는 430조6000억원으로 전월말보다 14조5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상장주식 가운데 외국인 보유비중도 지난 5월 30.1%에서 지난달 28.9%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는 미국(169조7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39.4%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34조4000억원) 8.0%, 룩셈부르크(26조3000억원) 6.1%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7월 중 상장채권에서 외국인이 빼낸 금액은 2조6180억원으로 지난 2011년 12월(3조9000억원 순유출)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6월(-5610억원)에 이어 2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월 6조4509억원 순매수에서 1565억원 순매도로 전환했고, 만기상환규모는 전월보다 4조5499억원 감소한 2조4619억원을 기록했다.
순유출 국가 상위권에는 태국(-1조2521억원), 미국(-5651억원), 말레이시아(-2962억원)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의 유진혁 팀장은 "태국은 환율 급락에 따른 방어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고, 말레이시아는 2014년 8월부터 금융시장이 불안한 데다 유가하락이 겹치면서 채권을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순투자국은 스위스(5793억원)가 전월에 이어 지위를 유지했고, 노르웨이(1347억원)과 룩셈부르크(516억원)도 상위권을 형성했다.
7월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채권 보유액은 102조974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6180억원 감소했다. 미국이 전체 보유액의 17.7%(18조3000억원)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로써 주식과 채권을 합해 7월중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총 4조8790억원이었다.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증권은 총 533조551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