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 실적부진에 노사갈등까지 ‘첩첩산중’
2015-08-17 17:06
아주경제 이소현‧윤정훈 기자 = 국내 타이어업계가 2분기 실적부진에 노사갈등까지 이중고를 겪으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타이어업체 간 경쟁 심화로 2분기 실적은 크게 악화되고 임금 및 단체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전면 파업까지 발생하는 등 노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빅2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눌려 2분기 실적이 뚝 떨어졌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중국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관계로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신흥시장 환율하락에 의한 판매가격 하락과 중국산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가격 공세로 인한 경쟁 심화로 인해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도 올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199억원, 영업이익 20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20.0% 감소한 수치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16차례 걸친 단체교섭을 뒤로한 채 3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금속노조 타이어지회는 이날 현재 방산요원 및 필수요원을 제외한 광주, 평택, 곡성공장 등 3개 공장 근무조별로 8시간 총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5년 간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이후 4번째 파업이자 처음인 전면파업으로 사측은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사전에 필요한 재고를 미리 확보하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 간 힘겨루기의 핵심은 임금피크제다. 시기와 지급액 등 조건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이미 경쟁 업체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며 “생산·경영지표가 업계 하위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대우를 해주고 있는데 임금피크제 등을 거부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을 제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납득할 수 있는 전향적 안을 제시하면 파업을 최소화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10일 진행된 14차 교섭에서 기존 제시했던 970원보다 늘어난 1900원의 임금 정액 인상내용과 함께 일시금 300만원을 지급하고 기존 정년 57세를 61세로 변경하는 임금피크제 도입 내용 등이 담긴 최종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노조 측의 전면파업으로 하루 52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되고, 기아차 광주공장 등 협력업체의 피해로도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서 사측은 11~14일 나흘간 4시간 부분파업으로 80억원의 손실이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한국타이어도 마찬가지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6월 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14차례 임단협을 진행했다.
노조측은 △기본급 6.7% 정률 인상 △상여금 850% 통상임금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1% 정률 인상 △정기 상여금 600% 통상임금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휴가였고 다시 임단협에서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