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정원에서도 수질오염 논란 '큰빗이끼벌레' 다량 서식

2015-08-10 07:08
1급수 복원된 순천 동천에서 2년 연속 유입

전남 순천만정원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최근 4대강 사업 지역에서 발견돼 수질오염 논란을 부르고 있는 큰빗이끼벌레가 전남 순천만정원에서도 다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발견된 것으로 수질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순천시에 따르면 최근 순천만정원 호수정원과 WWT((Wildfowl and Wetland Trust)습지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수심이 낮은 가장자리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 어른 주먹만한 크기부터 지름 40㎝가 넘는 군집을 이뤄 바위 등에 붙어 있거나 물위에 떠 있다. 

순천만정원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큰빗이끼벌레가 출몰하고 있다. 최근 폭염으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유기물이 풍부해져 벌레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나 저수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벌레가 발견됨에 따라 수질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순천만정원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는 순천만의 상류인 동천 물을 호수공원으로 유입시킬 때 함께 들어와 번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천의 물은 생태보고인 순천만으로 그대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대응책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동천의 수질 상태와 수질관리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순천시는 생태복원사업 등을 통해 동천이 1급수로 복원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기 때문이다.  

순천만정원에서 힐링과 생태관광을 기대했던 관람객들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관람객은 "생태관광의 일번지인 순천만정원에서 수질오염 논란을 불러일으킨 혐오스런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는 것이 좀 놀랍다"며 "이런 것이 발견되면 생태학적으로 많은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수질오염 논란이 이어지는 만큼 큰빗이끼벌레 수거 활동과 함께 호수정원의 물 관리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순천만정원의 큰빗이끼벌레는 동천에서 유입된 것으로 1차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호수정원의 경우 물 관리 차원에서 하루 한차례씩 물을 갈아주고 있고, 매달 수질검사를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시는 풍덕·오천동 일원 92만6992㎡의 순천만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산림청에 제출해 심사통과를 앞두고 있다. 국가정원은 이달 말께 지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