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개최 통보 안해"…신동빈, '타협의 여지' 남겨
2015-08-04 00:00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일본 출장 다녀왔습니다". "어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났지만 인사 외에 다른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은 3일 오후 3시 30분부터 5분간 부자가 대화했지만 이번 분쟁 관련해서는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해 참석자나 배석자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슴에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배지를 달고 정장 넥타이 차림으로 귀국한 신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차분하게 한국말로 응답했다.
그는 또 이번 경영권 다툼의 승패를 결정할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과 우호지분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모두 "여기서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씨를 만났는지에 대해서도 "전화 통화를 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라고만 말했다.
롯데가 일본 기업이냐는 질문에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95%의 매출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이번 롯데의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을 일으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2차례나 더 90도로 고개숙여 인사했다.
신 회장은 기자회견에선 가까운 시일안에 형과 아버지를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공항을 떠난 후 곧바로 신 총괄회장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을 전격 방문했다.
이어 소공동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로 이동해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경영 현황을 보고받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조우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저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신 회장의 귀국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부분은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소집 시기다. 그는 "6월 30일에 주총을 실시한 적이 있다"며 "조금 기다렸다 하는 게 좋은 지 좀 생각하고 이사회의 법적인 절차 통해서 결정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아직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개최 안내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이다. 타협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날 아버지와 미팅 후 곧바로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몰로 직행, 직원들을 격려한 후 면세점도 둘러보는 등 바쁜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신 회장은 이날 롯데월드타워 101층까지 앨리베이터로 이동한 후 현재 공사가 완료된 최고 층인 107층까지 6개 층을 걸어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은 귀국 즉시 경영인으로서의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 산적한 계열사 업무를 챙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