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차량 추격전 사망자 한 해 300여 명

2015-07-29 06:27
20%가 무고한 사망자, 방식 변화 요구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에서는 경찰의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달아나는 차량을 경찰이 추격하는 과정에서 일년에 3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중에는 이들 차량과 아무 상관 없는 무고한 사람도 많아 경찰의 차량 추격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도로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경찰의 차량 추격전에서 쫓기는 운전자 대다수가 살인범이나 은행강도 같은 중범죄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운전자가 경찰의 정지명령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러대의 경찰차를 동원해 위험한 고속 추격전을 펼칠 이유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관리청(NHTSA)의 조사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13년까지 30여 년 동안 경찰 추격전 과정에서의 사망자 수가 1만642명에 달한다. 한 해 평균 332명이 경찰 추격전 과정에서 사망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사망자 중 상당수가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들이다. 전체 사망자 중 경찰에 쫓기던 차량 탑승자가 5355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무고한 사망자 수가 1994명으로 전체의 20%에 가깝다. 이에 비해 경찰 추격전 과정에서 사망한 경찰관은 81명이었다.

경찰 추격전이 벌어지는 현장을 지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들 중 87%는 경찰의 추격과 아무 상관 없는 차량의 운전자였고 보행자도 8.5% 포함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통계에 따르면 한 해 평균 미국 내 도로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고속 추격전은 3만건에서 4만건이다. 즉 추격전 100건 당 사망자 한 명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의 무리한 차량 추격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경찰에 쫓기는 사람 대부분이 중범죄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제경찰철장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미국 내 모든 경찰 차량 추격전에서 쫓기는 사람의 91%가 교통법규 위반(42%), 도난 의심 차량(18%), 음주 의심 차량(15%) 등이었다.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교통법규 위반 중 대다수는 정지신호 미준수, 후미등 미작동 등 매우 경미한 수준의 위반이었다.

이에 따라 경찰의 무리한 차량 추격으로 인한 사고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빠르게 발달하는 IT기술 등을 이용하면 굳이 도로에서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고도 경찰의 명령에 응하지 않는 사람을 잡아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경찰차 앞 라디에이터 그릴에 장착한 소형 발사장치에서 레이저 태그를 달아나는 차량 뒤에 쏘아 붙이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태그를 붙인 차량은 실시간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해 도로에서 위함한 추격전을 벌이지 않고도 체포가 가능하다.

현재 연방 법무부에서는 이 방식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장비 구입을 위한 예산 확보 및 장비의 정확도 개선 등을 위해 전면 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