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敗戰 70년 특집 TV프로그램들은 아베 꼭두각시?…'전쟁피해자' 자처

2015-07-27 09:58

아베신조(사진)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오후 중의원 본회의에서 자위대법 개정안이 가결된 이후 의워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연합국이 승자의 판단에 따라 단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2013년 3월 12일 태평양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에 대해 한 말이다. 다음달 15일 패전 70년을 앞두고 일본 방송이 최근 내놓은 특집 TV프로그램들의 주된 내용이기도 하다.

일본 민방 뉴스 시청률 1위인 TV아사히는 지난 25일 도쿄 재판을 다룬 교양 프로그램 ‘이케가미 아키라의 뉴스 그랬었군요’를 방영했다.

일본 유명 언론인 이케가미 아키라(池上彰)가 진행을 맡은 이 프로그램은 “절대다수의 재판관이 전승국 출신이어서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거나 “태평양전쟁에 국한하지 않고 만주사변(1931년) 등 그 이전 행위까지 단죄하는 등 '사후법(事後法) 금지'의 원칙에 어긋났다”는 등 도쿄 재판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도쿄재판으로 단죄받은 침략전쟁 행위의 심각성, 일본이 도쿄재판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국제사회로 복귀한 사실 등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공영방송인 NHK는 지난달 19일 ‘전후 70년 일본의 초상’ 시리즈물의 하나로 ‘신뢰 회복의 길’을 방영, 한·일의 중대 현안인 군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보다는 그간 일본이 해온 해결 노력과 아시아 각국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일본이 1990년대 군 위안부 문제 해결책으로 내놓은 아시아여성기금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다수 피해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네덜란드 피해자들은 받아들임으로써 일본과 네덜란드가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에서는 연합군을 오만하게 묘사하고 일왕을 보호하기 위해 요리사가 굴욕을 감수하는 장면을 그려 넣었다. 지난 12일 방영된 TBS의 인기 드라마 ‘천황(일왕)의 요리사’ 최종회에서는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총사령부(GHQ) 인사가 왕실 요리사를 비인간적으로 다루는 장면이 연출됐다. 요리사들이 연못 안에 들어가 오리 흉내를 내고, '점령군'의 어린 자녀들이 그물로 요리사들을 잡는 장면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