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회, 2차 개혁법안 가결…EU "구제금융 협상 시작"
2015-07-23 18:34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그리스 의회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의 때 나온 합의안에 따라 2차 개혁법안을 23일 통과시켰다. 이로써 그리스는 국제 채권단과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를 통해 3년 동안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할 수 있게 됐다.
BBC,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이날 오전 4시 표결에서 2개 법안이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230명이 찬성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반대는 63명, 기권은 5명, 불참은 2명으로 집계됐다.
그리스 본회의에서 가결된 법안은 은행 도산 때 채권자와 주주가 손실을 부담하는 유럽연합(EU)의 ‘은행 회생·정리지침(BRRD)’ 준수 법안과 민사소송 절차 간소화 법안이다.
개혁법안에 찬성하지 않은 의원 수는 지난 15일 1차 개혁법안 표결 때 39명보다 3명 줄었다. 지난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은 찬성으로 돌아섰다.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과 보수 성향의 제1야당인 신민주당(ND), 중도 성향의 제3야당 포타미 등은 찬성표를 던졌다.
치프라스 총리는 표결에 앞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냐 채무불이행이냐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했지만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며 “그리스의 생존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브뤼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와 공식적으로 3차 구제금융 승인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면서 "협상은 다음 달 하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부문에 대한 세금인상과 연금 수급 개시연령 상한 법안은 천천히 처리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다음달 20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의회 밖에서는 공산당 계열 노동조합원을 포함해 긴축에 반대하는 시민 1만여 명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개혁안 반대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