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 '따거(형님)'가 지켜주는 중국증시
2015-07-21 13:45
5000선에 다다르던 중국 상하이 증시가 최근 3주만에 장중 3300선까지 폭락한 것은 이른바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신용거래의 부작용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없이 추락할 것만 같던 중국 증시가 하락을 멈추고 안정을 되찾은 것은 모두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덕분이다.
중국 증시의 이같은 모습을 바라본 주식 좀 해본 투자자라면 어디선가 본듯한 데자뷰를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한국 증시 역시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코스피가 500~1000포인트를 반복한 20여년간의 박스권, 국가부도사태인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코스닥 닷컴버블, 카드대란 사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유럽 위기 등 산전수전을 모두 겪으며 여기까지 성장한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도 주가 급락이 있을 때마다 반대매매로 인해 깡통계좌가 된 신용투자자들의 눈물로 홍수가 났다. 부랴부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응책도 잇따라 나오곤 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은 신용거래의 무서움을 익히 알고 있다. 또한 한국 증시가 반대매매로 혼란을 겪을 정도로 허접한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반대매매에 익숙치 않는 중국 투자자들과 정부는 이번 일로 몹시 당황했을 것이다.
적당한 레버리지는 투자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할 경우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 한순간에 깡통을 찰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 지겹게 나오던 스탁론 광고가 주춤한 이유도 우리 증시의 상하한 제한이 30% 수준으로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지하고 차입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한이 10%에 불과한 중국 증시는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반면 변동성이 커지면 경제의 펀더맨털과 무관하게 도미노처럼 급락할 수 있는 시장이다.
경제의 거울이라는 증시가 정책의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보니 증시가 정책을 반영해서 미리 움직이기도 하고 뒤늦게 경제 상황을 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은 경제 펀더맨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 증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방 세계의 매스컴은 여전히 중국 경제와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런데 외국인 비중이 2%에 불과한 중국 증시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물론 예상보다 좋게 나오는 중국의 경제지표에 의구심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은 복잡한 경제지표보다 정부의 정책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시장이다. 겁에 질린 투자자들 뒤에 서서 '4500선 이하에서는 주식을 팔지 않을 테니 걱정 말라'는 따거의 말이 '호가호위(狐假虎威)'와 같은 중국 증시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정부라는 콜옵션이 붙어있기 때문에 중국 증시가 여전히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