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 “스타트업의 핵심은 ‘창의성’, 이를 키워줄 수평적 창업 생태계 구축 위해 힘쓰겠다”
2015-07-21 14:27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성공적인 순환 형태의 창업 생태계 조성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급변하는 산업 흐름 속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통적인 대기업보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빠른 의사 결정으로 시대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구글과 페이스북,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시대를 주름잡는 IT 기업들의 시작이 스트타업이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도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 끝에 많은 창업지원센터가 설립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디캠프(D.CAMP)다. 지난 2012년 5월 국내 20개 은행들이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을 설립한 후 다음해 3월 산하 창업지원센터로 문을 연 디캠프는 청년 지원을 통한 창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창업지원센터로 주목받고 있다.
김 센터장은 디캠프를 예비창업자나 창업자들이 꿈을 실현하는 허브라고 표현한다. 그는 “디캠프 4층에는 90석 정도의 창업 공간이 마련됐는데 열정 넘치는 지원자들이 몰려 빈자리를 찾을 수 없다”며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탈 관계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비전을 발표하고 평가까지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현재 디캠프에서는 매월 한 차례 ‘디데이’라는 이름의 데모데이 행사를 진행해 입주사를 선정하고 투자 매칭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디톡스’, ‘디파티’, ‘오피스아워’ 등 다양한 창업 관련 행사를 진행, 다양한 네트워킹도 지원하고 있다. 단순한 지원센터를 넘어 국내 창업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디캠프의 의미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창업 시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지원을 받는가보다는 스타트업의 창의성을 얼마나 잘 살려주는가를 두고 창업지원센터의 가치와 중요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디캠프가 대기업 산하의 창업지원센터보다 외형적인 지원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과거에 비해 많은 눈에 띄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창업 시장이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진단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그 중에서도 중국의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중국에서는 창업 지원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아 정부 뿐 아니라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텐센트의 경우 연말까지 20개 도시에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막대한 자본을 투자 중이다”며 “베이징 소재 대학에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했는데 무려 600여개팀이 참가하는 등 양적인 측면에서 우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그가 우려하는 건 중국 창업 시장의 질적 우위다. 기술적인 열세에 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이미 중국 스타트업의 수준이 여러 부문에서 상당히 앞서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실제로 중국에 가면 한국 스타트업이 자신들이 예전에 발굴했던 아이디어 상품을 들고 중국에 와 투자자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고 아쉬움을 나타낸 후 “국내 투자가 곧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만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 창업 생태계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대보증 폐지 및 벤처 창업자 병역특례 부활 등 제도적인 보완은 물론, 단 한번의 실패를 빌미로 가능성 없는 스타트업으로 낙인 찍는 그릇된 편견의 극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디캠프는 보다 복합적인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김 센터장은 “창업 선진국에는 그 나라의 스타트업과 성장을 함께하는 대표적인 창업지원센터가 반드시 존재하는데, 디캠프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센터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가 진정한 창조경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벗어나 창의성을 충분히 키워주는 수평적 관계를 무엇보다 빨리 구축해야 한다” 며 “디캠프는 앞으로 스타트업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경직된 조직문화를 타파할 수 있는 문화적인 활동도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