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재연 서금원장 "담보·보증 금융 한계 명확···서민 CSS 도입해야"

2024-12-04 17:00
"민간, 담보·보증대출에 의존해 역량 약화···상호금융권서도 부동산 담보 90%"
"서민특화 CSS 적극 도입해야···재무 정부 부족한 서민 대상 정교한 평가 가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지난달 27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상호금융기관이나 저축은행에서도 '서민특화 신용평가모형(CSS)'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과거 외환위기를 거치며 부동산 담보대출과 보증대출을 이용한 건전성 확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금융회사들은 대출자의 사업성·상환능력평가 역량 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서민금융 공급 역량이 떨어지고, 보증과 담보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지난달 27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정부보다 민간에서 서민금융 공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하는데 은행·비은행을 가리지 않고 담보·보증대출에 의존하다 보니 서민금융 공급에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서금원에서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했지만 현재 공급 규모도 수요와 비교할 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봤다. 

그는 "서민금융을 담당하는 상호금융 업권에서도 현행 취급 대출 중 90% 이상이 부동산 담보 대출로 이뤄진 것이 현실"이라면서 "신용도와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고 담보제공 능력이 부족한 서민들은 자금이 필요해도 대출을 받기 어려워 항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불법사금융 시장이 양산돼 법정 이자율 초과, 불법 추심 등 피해가 커지는 구조"라며 "민간에서 서민금융을 상당 부분 채우고, 정책서민금융이 어려운 이들을 타기팅해 서민금융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정교한 신용평가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민금융기관으로 분류되는 상호금융, 저축은행에서 서민특화 대안신용평가모형(CSS)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금원이 2022년 개발한 서민특화 CSS는 재무정보 대신 비재무적인 대안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원장은 "서민특화 CSS를 이용하면 서민에 대한 신용평가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더욱 효과적으로 서민금융을 취급할 수 있다"면서 "고금리 대출 이용과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건전성 확보도 매우 중요하지만 채무불이행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리스크 관리 일환으로 감수한다면 정책서민금융 대상이 크게 줄어들면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