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머리 맞댄 남북,12시간 마라톤 협상에도 합의점 못찾아

2015-07-17 01:31

남북은 16일 1년여만에 개성공단에서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진은 이날 개성공단 종함지원센터 에서 열린 제6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 참석한 이상민(오른쪽) 통일부 남북협력지부 발전기획단장이 북한측의 박철수 중앙특구 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과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1년여만에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위원회 제6차 회의가 16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렸지만 남북은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45분까지 장장 12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지만 북측은 최저임금 인상은 주권사항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남측은 북측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은 '개성공단은 남북이 협의해 운영한다'는 남북 합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이 시작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은 편이었다. 양측 대표는 최근 심각한 가뭄 속에 내린 단비를 화두로 삼아 분위기를 띄웠다.

회담 테이블에 도착한 남측 이상민 단장은 "정말 가뭄 속에 단비였는데 메마른 남북관계에도 오늘 회의가 단비가 됐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에 대해 북측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이번 회의가) 우리 모든 겨레에게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훌륭한 좋은 결과를 마련해주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부총국장은 "이야기가 잘 이어지는 것을 보니까 오늘 회의가 비교적 전망이 있지 않겠는가 기대를 가지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 개성공단 회담 테이블에서 남측과 북측이 서로 기선 제압을 하듯 날씨를 화두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이날 회의에선 당면 현안인 북한 근로자 임금 인상과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정한 노동규정와 함께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와 근로여건 개선 등 개성공단 관련 남북 현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0시부터 약 50분 동안 열린 전체회의에서 남측과 북측 대표 각각 5명은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 임금, 3통(통행·통신·통관), 근로 여건 개선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양측은 오후에는 수석대표가 1 대 1로 접촉하는 남북 공동위원장 회의를 4차례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7차 남북공동위 날짜를 잡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위원장 회의는 짧게는 40여분, 길게는 70분 동안 진행됐다.

개성공단 임금 문제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노동규정 중 13개 항목을 개정한 뒤 올해 2월 말 최저임금 인상률 5% 상한 폐지 등 2개 항을 우선 적용해 개성공단 월 최저임금을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회담에서 북측은 지난해 11월 개성공단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한 이후 북측 노동자 최저임금을 5.18% 인상한 조치를 '주권 사항'이라고 주장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