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 문화재청-김석훈씨 목재 기증식

2015-07-16 16:17
8월부터 3년간 208억원을 투입 복원 계획

좌로부터 기증자 김석훈씨, 나선화 문화재청장,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좌로부터 기증자 김석훈씨, 나선화 문화재청장,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문화재청은 경기도 여주 건화고건축 목재보관소에서 흥복전 기둥에 사용할 황장목 52본을 김석훈(58) 건화고건축 대표로부터 기증받았다고 16일 밝혔다.

경복궁 흥복전(興福殿)권역은 일제강점기에 훼손됐다. 문화재청은 2018년까지 복원한다는 목표다.

기증된 나무의 직경은 최대 1m이고, 가격은 산정할 수 없다. 기증자인 김석훈씨는 "나무를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장소가 나타나길 기다렸다"면서 "국산 소나무의 우수한 생명력이 문화재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문화재청이 받은 나무는 김 대표가 강원도 강릉·삼척·양양과 경북 영양 등지에서 구입해 4년 정도 자연 건조한 것이다.
소나무는 가로 세로 각 30㎝ 크기로 자르는 제재 과정을 거친 뒤 대형 트럭에 실려 경복궁 부재창고로 운반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기증을 통해 흥복전 권역에 들어갈 목재 486㎥ 가운데 14㎥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경복궁 복원에 들어가는 목재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국민적 우려감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 소나무를 기증받아 수백 년간 버틸 수 있는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경복궁 교태전과 함화당 사이에 있는 흥복전은 빈이 생활하던 빈궁전(嬪宮殿)으로 1917년 화재가 발생한 창덕궁을 중건하는 과정에서 목재를 조달하기 위해 헐렸다. 또 흥선대원군의 아들인 고종을 왕위에 오르게 한 신정왕후가 1890년 승하한 장소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오는 8월부터 3년간 208억원을 들여 흥복전과 동행각, 서행각, 북행각 등 건물 4동과 협문, 담 등을 복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