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16일 "미국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남북 대화든, 6자회담이든, 역내 다른 국가와의 회담이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초청 조찬 강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 추구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있다"며 "이는 이란, 쿠바, 미얀마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대북정책에 관한 청중의 질문에도 "미국은 회유(appeasement)가 아닌 원칙에 기반한 외교를 펼칠 의지가 있다"며 "미국은 북한과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리퍼트 대사는 "북한은 이란, 쿠바, 미얀마와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며 "비핵화와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을 위한 대화 상대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북한은 대화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북미 대화뿐 아니라 남북 대화, 6자회담 나머지 5개 당사국들과의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취소, 북중관계 악화 등을 언급하고 "공은 북한에 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전세계 FTA의 '모범 사례'(golden standard)라고 강조하고 "다음 목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며 "한국은 TPP에 가입할 만한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여름 말이나 가을 초 TPP 협상이 마무리되면 한국과도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국 기업 환경에서 규제 시스템을 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과 외교정책의 '중심물'(centerpiece)이라며 '뉴 프런티어'(new frontier)라는 표현으로 한미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을 역설했다.

그는 집을 한 층 더 높이는 건축을 할 때 날씨가 궂은 날보다는 좋은 날을 택하듯 양국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지금 한미관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며 하반기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 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양국이 함께 진출해야 할 분야로 에너지, 사이버, 우주, 환경, 기술 등 5가지를 꼽고 이것이 하반기에 있을 한미 정상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미관계의 현재와 미래, 양국이 걸어갈 공동운명을 강하게 낙관한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우리 세대뿐 아니라 아들, 손자 세대에 이르도록 좋은 관계가 되도록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