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한여름 밤 담양 소쇄원에 무슨 일이 外
2015-07-16 16:12
●한여름 밤 담양 소쇄원에 무슨 일이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원림인 전남 담양‘소쇄원’이 수난을 겪고 있어. 다름 아닌 HB엔터테인먼트 2부작 드라마 '설련화' 촬영 때문.
새벽2시 명승 제40호 소쇄원에 방송용 조명이 강렬하게 내리쬐고 개울물을 들을 수 있다는 선비의 공간에는 방송용 창고를 방불케 할 정도로 촬영장비로 널브러져 있는 것은 물론 신발도 벗지 않은 스텝들이 안방인양 잠을 자.
보다 못한 소쇄공 양산보의 15대 종손 양재혁씨는 담양군의 무책임한 허가와 방송 관계자들의 문화재훼손 행위에 분통 터뜨려.
이곳에 거주하며 소쇄원과 함께하는 양씨는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촬영팀을 문화재훼손 행위로 경찰에 신고. 하지만 오히려 양씨가 업무방해로 경찰서에 연행되는 일까지.
양씨는 "촬영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장면을 찍는다며 죽순도 뽑아버렸다. 심지어 특수효과를 쓴다고 나무에 화학약품을 살포한 후 지금까지 방치시키고 있다. 나무 한그루, 돌 하나에도 의미가 있는 이곳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라며 한탄.
●여수시 공무원 자고 나면 비위…주철현 시장 '령(令)안서네'
전남 여수시 직원들의 잇따른 비위로 검사출신인 주철현 시장의 리더십 위기가 가속돼.
여수경찰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 방해)로 여수시청 공무원 A(39)씨를 현행범 체포. A씨는 지난 14일 오후 11시 40분께 여수시 여서동 자신의 집 근처 모 파출소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경찰은 만취한 A씨와 요금 문제로 시비가 일고 있다는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씨를 파출소로 데려와. A씨는 또 택시 안에서 수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아.
앞서 지난 11일 오후 8시께 여수시 6급 공무원 B(58)씨가 여수시 신월동 도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음주측정 거부로 면허가 취소.
지난달 26일에는 문수동 모 중학교 앞에서 6급 공무원 C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길가에 세워진 버스를 들이받아. 조사 결과 B씨는 면허취소 수치를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35%의 만취상태.
지난달 20일에는 8급 공무원 D(54)씨가 술에 취해 편의점에서 일하는 여중생을 성희롱해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지난 5월에는 5급 사무관 D씨가 동료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한 의혹이 일자 사직서를 제출.
지난달 30일 기준 전남도가 지난 1년 간 뇌물 수수와 업무 부당 처리 등 내린 중징계도 12건에 달해.
급기야 공무원의 잇따른 음주운전과 성범죄 등으로 주철현 시장이 고강도 쇄신책을 발표했지만 자고 나면 사건이 터지고 있어 지역에서는 검사 출신인 주 시장의 시정 장악력에 의문을 표해.
●조충훈 순천시장 "대통령님 덕분에 행복해요" 발언은 새누리 비례대표 받기 위한 수순?
조충훈 전남 순천시장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 오찬에서 "대통령님의 환한 미소로 국민이 매우 행복해하고 기뻐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조충훈 순천시장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에서 참석자를 대표해 "대통령님 요즘에 메르스다 가뭄이다 해서 고된 국정을 이끄시느라 답답해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라며 "국민은 대통령님의 그런 고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무척이나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이어 "그러나 대통령님의 환한 미소와 희망찬 모습에서 우리 모든 국민이 매우 행복해하고 기뻐하고 있습니다"라며 "이 자리에 계시는 시장·군수·구청장 여러분, 이렇게 국민에게 직접적인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대통령님께 '힘내십시오. 우리가 있습니다'는 뜻을 함께 모아서 큰 박수 한번 보내주실까요"라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 내.
박수가 끝나자 조 시장은 마지막으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로 인사말을 마무리.
하지만 이를 두고 순천을 비롯한 지역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지역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무슨 근거로 국민들이 행복하다는 발언을 하느냐"며 발끈하는 등 비난 여론이 폭주.
일각에서는 조 시장이 순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과 합심해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받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실제 조 시장은 선친의 한(恨)이자 '가문의 숙원'으로 알려진 '금배지(국회의원)' 달기를 염원해 왔다고.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조 시장 출마설이 끊이질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