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 합수단, 7개월간 1조원 규모 비리 적발…군 장성 포함해 63명 기소
2015-07-15 17:12
전·현직 군 장성 10명 포함…구속기소는 47명
합수단, 7개월 만에 중간결과 발표…"비리 일소 때까지 수사"
합수단, 7개월 만에 중간결과 발표…"비리 일소 때까지 수사"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5일 지난해 11월부터 적발된 비리사업의 규모가 1조원에 가까우며 재판에 넘어간 인원이 총 63명이라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이러한 비리의 원인으로 △방위사업청의 미흡한 감독 시스템 △예비역 군인들과 유착하기 쉬운 폐쇄적인 군 문화 △기무사 등 비리 예방기관의 기강 해이 등을 꼽았다.
합수단에 의해 적발된 비리는 육·해·공군 및 방위사업청 전반에 걸쳐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통영함·소해함 장비 납품비리 △해군 정보함 사업 비리 △공군전자전훈련장비 납품 사기 △K-11 복합형 소총 납품 비리 등이다.
방산비리에 의해 기소된 인원은 총 63명으로 여기에는 해상 작전헬기 도입 비리 때문에 구속기소된 박모 해군 소장과 통영함 사건에 연루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해군 호위함 납품 관련 수뢰 혐의가 드러난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등 전·현직 장성 10명이 포함됐다.
예비역을 포함한 영관급 인사는 27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며 공무원은 6명, 일반인은 19명이 사법처리됐다. 재판에 넘겨진 63명 중 구속기소된 피고인은 47명에 달한다.
기소된 이들 중 전·현직 군인은 38명으로 출신군별로 따져보면 해군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군 6명, 육군 4명 등이다.
죄명별로는 문서 위·변조(25건)와 재산범죄(23건), 뇌물(21건) 등이 주류를 이뤘고 군사기밀 관련 범죄(7건)나 알선수재(4) 등도 있었다.
비리가 드러난 방위사업 규모는 모두 합쳐 9809억원이다. 기관별 규모는 해군이 8402억원으로 가장 컸고 공군 1344억원, 육군 45억원, 방사청 18억원 등이다.
합수단의 설명에 따르면 비리는 장기간에 걸쳐 계획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잠수함 인수평가 관련 비리 사건의 경우는 2006년부터 불법행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합수단은 뇌물을 받은 피의자들에 대해 범죄수익 환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추징 예정 금액은 21억2900여만원에 달한다.
정부를 상대로 공군전자전장비 납품사기를 벌인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에 대해서는 이 회장 소유의 서울 성북동 자택 등 부동산에 대해 113억원 상당의 가압류·가처분 등을 신청해 놨다.
합수단은 이러한 비리의 원인으로 방사청이 군의 의사에 좌우되는 등 통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점이 컸다고 분석했다.
또 기무사 등 비리 예방기관의 활동이 미흡했으며 군의 폐쇄적 조직 문화 탓에 예비역 군인들과 현역 군인 사이의 유착이 형성된 점도 비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검사 18명과 군검찰관 8명을 포함해 117명으로 구성된 합수단은 정부 합동수사단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합수단은 국방부와 국세청 등 각 기관에서 수사팀에 합류한 인력의 파견기간을 올해 12월 말까지 연장했다. 합수단은 앞으로 수사를 더 이어갈 방침이다.
김기동 합수단장은 "방위사업 비리가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구조적 비리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적폐를 일소할 때까지 강력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