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고, 알뜰하게’…온라인 ‘자린고비’ 증가

2015-07-16 00:01
판매자·구매자 모두 이익…계절가전부터 자동차까지 품목도 다양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온라인에서도 '자린고비'가 늘고 있다.

15일 옥션·G마켓·11번가 등에 따르면 최근 경제가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데다 공공요금도 상승하면서 절약을 강조하는 구매자와 판매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음반·IT 기기 등 개인 취미와 관련한 소비성향은 뚜렷해지면서 이를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사용했던 물건, 전시용, 스크래치가 난 상품을 판매해 가계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중고품 거래다. 특히 온라인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중고장터는 매매과정이 쉽고, 결재관련 안전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여성은 물론 남성들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거래 품목도 과거 가전 디지털 기기 중심에서 최근에는 골프, 게임기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옥션의 경우 지난해 7월 중고장터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고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 개편 이후 올해 6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7%나 성장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의 제품별 판매 실적을 보면 이어폰·헤드폰·스피커 등 IT·디지털 기기가 261% 판매가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장난감·교육완구·인형 240%, 악기·취미·프라모델 234%, 휴대폰·스마트폰 205% 순으로 판매가 활발했다.

지난 2012년 11월부터 ‘원클릭 중고매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G마켓에서도 중고용품의 인기가 높았다.

6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이 업체의 중고 카테고리 전체 매출은 2014년보다 46% 증가했다. 이 기간 품목별 매출은 선풍기·에어컨 등 계절가전 용품이 349% 늘었고, 중고 게임과 골프 용품이 각각 190%와 104% 신장했다. 중고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도 56%, 55% 전년보다 판매가 신장했다.

2012년 2월 중고상품 전문관인 ‘중고 스트리트’를 운영하고 있는 11번가에선 7월 1~13일까지 도서·음반·DVD 등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60% 늘었으며 구기스포츠·수영·스키 등 운동·레저용품, 889% 주방용품 808%, 출산·유아용품이 108%씩 매출이 향상되는 등 전체 중고 카테고리의 성장률이 150% 증가했다.

중고 장터라고 해서 저가, 소품 중심의 상품만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옥션은 지난 6월 BMW와 미니(MINI)의 공식 딜러사인 코오롱과 아우디 공식 딜러사인 위본모터스의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는 ‘인증 수입 중고차관’을 온라인몰 단독으로 오픈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0건 정도의 문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40대나 거래됐다. 최고가는 6월에 판매된 ‘BMW X3 2012년형’ 모델로 4400만원이었다.

인터파크에서는 회원이라면 누구나 조건 없이 중고물품을 구입·판매할 수 있는 무료 중고 장터인 ‘프리마켓’을 지난해 7월부터 운영 중이다.

옥션 측은 “중고거래가 활성화된 가장 큰 원인은 IT·디지털 기기, 육아용품 등의 신규 모델 출시와 사용 시기의 제한 등으로 '새것과 같은' 중고 품목들이 많아지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중고거래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거래, 택배서비스가 발달하며 상품 확인 및 배송이 편리해진 점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상품가치가 있는 중고제품을 판매하려는 판매자와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니즈가 커지며 중고거래가 활성화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중고 장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구매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믿을만한 판매자인지, 마켓 운영 업체의 피해 보상 제도는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물건값만 받고 제품을 배송하지 않거나 당초 게시했던 물건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제품을 보내는 이른바 ‘먹튀’ 피해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