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그리스 '채무 탕감' 없으면 구제금융 불참 시사...치프라스 "협상 결과 가혹하지만 이행하겠다"
2015-07-15 14:19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협상 결과에 대해 “채권자들은 보복을 가하는 것을 원했다”고 밝힌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연합(EU) 채권단이 그리스에 채무 탕감을 비롯해 과감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과 벨기에 브뤼셀에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치프라스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국영TV ERT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이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제시한 새 경제개혁 조치가 가혹하다“면서도 ”이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과정에서 실수와 과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선장이라면 폭풍우 속을 뚫고 지나갈 때 배를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나도 약속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협상 결과에 대해 국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총리직을 사임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IMF는 EU 채권단이 그리스 정부의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으면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뜻을 강력하게 시사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이 15일 보도했다. IMF가 이처럼 그리스의 부채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곧 시작될 3차 구제금융 협상에서 채무 재조정 여부가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IMF는 13일 그리스 협상 타결 몇 시간 후 유로존 회원국에 이같은 주장이 담긴 3쪽짜리 보고서를 배포했다. 보고서에서 IMF는 “유로존 위기가 시작됐을 당시 그리스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27% 수준이었으나 2년 뒤에는 20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새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그리스의 구제금융 규모가 늘어나 GDP의 15%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면서 “이는 IMF의 내부 규정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IMF는 규정상 채무 상환 가능성이 낮은 나라에 돈을 빌려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