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정상회의, 3차 구제금융 타결…"그리스, 국유재산 500억유로 펀드 제안 수용"

2015-07-13 16:38

[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13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이에 따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도 가라앉았다.

유로존 정상들은 전날 오후 4시부터 그리스의 개혁안 수용 여부와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가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문제를 놓고  16시간 넘게 회의를 진행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뤘다”며 “그리스에 ESM 지원을 위한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자비에 베텔 이네요 룩셈부르크 총리도 트위터에 ”유로존 정상들이 합의에 근접했다“며 ”유럽은 강하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3차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대신 유로그룹이 요구한 강도 높은 경제 개혁안을 이행하기로 했다. 유로그룹의 조건부 합의문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을 강조하고 그리스가 민영화 작업을 위해 국유 자산 500억유로를 룩셈부르크의 독립펀드로 옮겨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새벽 4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로존 정상회의와 별도로 회의를 열고 타협안을 끌어냈다. 이 안은 바로 유로존 정상회의에 상정돼 논의 절차를 거쳤다고 AFP통신이 유럽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전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작성해 상정한 ‘한시적 그렉시트’ 방안을 모색했으나 치프라스 총리의 강력한 요구로 이를 협상 테이블에서 제거했다. 그리스가 채권단의 강도 높은 개혁 요구를 거부하면,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하고 대신 채무 일부를 탕감받는다는 조건이었다.

유로그룹은 지난 11일 회의를 열고 “그리스가 연금과 부가가치세, 민영화 등 개혁법안의 입법 절차를 15일까지 끝내면 구제 금융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로그룹은 또 그리스에 3년간 최대 860억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이 필요하며 협상 타결까지 필요한 유동성 지원으로 120억유로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로그룹이 요구한 개혁법안은 Δ부가가치세(VAT) 간소화 Δ세금 기반 확대 Δ연금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Δ그리스 통계청의 법적 독립성 보장 Δ재정지출 자동 중단의 완전한 이행 Δ송전공사의 민영화 Δ부실채권 정리 Δ그리스 민영화 기구의 독립성 강화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