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북미 차세대 방송시장 주도권 경쟁
2015-07-13 14:36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차세대 방송시장 개척을 위해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북미 차세대 방송 표준인 'ATSC 3.0'을 통해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표준화하고 추가하기 위해 표준규격 제정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ATSC 3.0은 초고화질(UHD) 방송은 물론 추가 주파수없이 이동수신 등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향후 UHD 생태계 활성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13일 LG전자는 미국에서 차세대 방송 규격인 ATSC 3.0을 이용해 실험방송을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미국 방송사 트리뷴과 방송장비업체 게이츠에어와 공동으로 ATSC 3.0 기술 기반의 실험방송 송수신을 공개 시연했다.
LG전자는 6MHz 대역폭의 지상파 채널 하나로 울트라HD 방송과 고해상도 모바일 방송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빠르게 이동하면서도 고해상도 모바일 방송을 끊김 없이 수신했다. ATSC 3.0은 시속 250㎞로 이동하는 중에도 고해상도 모바일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해준다. ATSC 3.0은 차세대 영상압축 기술인 HEVC와 효율적인 주파수 운영을 통해 울트라HD 영상을 송수신할 수 있다.
이번 실험방송의 시연환경은 향후 ATSC 3.0의 표준을 정하는 미국의 ATSC가 실시할 공식 실험방송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북미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에서 세계 최초로 ATSC 3.0 송수신 기술을 시연했던 LG전자는 이번 시험방송 성공으로 차세대 방송 규격 기술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바쁘다. 앞서 삼성전자는 풍성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UHD 얼라이언스(연합)를 결성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북미 차세대 방송 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연합체 펄 그룹,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손을 잡았다.
펄은 200여개 방송 송신타워를 보유해 미국 가구 3분의 2 이상이 시청하는 최대 방송사 그룹이다. 규모 2위 싱클레어는 북미 300개 지역 방송사 연합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3개 그룹은 차세대 지상파 방송 표준을 구체화하고 미국 정부와 방송 업계를 대상으로 시연, 차세대 방송 표준 장점을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방송 수신기 시제품을 함께 검증·정의하고, 차세대 방송 전환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ATSC 3.0은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표준화가 진행 중"이라며 "국내업계가 ATSC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TV 시장인 북미에서 차세대 방송 표준 규격을 조기 선점, TV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