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같은 전공 배우자 비율 전공따라 차이

2015-07-13 03:23
공학과 여성, 간호학과 남성 ‘과 커플’ 많아

[사진=미 인구통계국 유튜브 동영상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인들은 대학에서의 전공 분야에 따라 같은 전공을 한 사람과 결혼할 가능성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인구통계국의 2012년 미국사회조사(ACS)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중 22세 이상으로 두 사람 모두 대학을 졸업한 부부의 비율은 28%였다. 2012년 조사까지는 동성결혼 부부를 별도 집계하지 않았으며, 2013년 이후 센서스 자료는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 조사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전공자 수가 많은 50개 전공분야를 중심으로 같은 전공끼리 결혼한 부부의 숫자를 집계했다.

그 결과 신학 및 종교학 전공을 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21%로 가장 높았다. 이는 종교적 믿음을 바탕으로 남녀가 맺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상 가능한 결과로 보인다.

다음은 다학제 (Multi-discilpinary) 또는 인문과학 (General Science) 전공자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18%, 약학 관련 전공 및 음악 전공이 17%로 나타났다. 컴퓨터과학, 인문교육, 경영학 관련 전공도 각 15%로 같은 전공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처럼 같은 전공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높은 분야들은 공통적으로 남녀 학생 비율이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전공들이다. 이에 비해 음악 전공자들끼리 결혼을 많이 하는 것은 신학 전공의 경우처럼 비슷한 가치나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는 남녀가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가정 및 소비자과학 전공자끼리 결혼한 경우는 1%에 불과해 조사대상 전공 분야 중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프랑스어, 독일어 등 외국어, 특수교육, 인적자원 및 관리, 언어 및 드라마교육 등 전공끼리 결혼하는 비율은 모두 4% 이하로 낮았다.

여성 또는 남성 한쪽 성의 입장에서 같은 전공자와 결혼하는 비율을 조사하면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여성의 경우 일반공학 (General Engineering) 전공자가 같은 전공의 배우자를 만나는 비율이 39%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신학 및 종교학이 37%, 전기공학 37%, 기계공학 29%, 토목공학 26%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설명했듯이 신학 전공자끼리 결혼을 많이 하는 것 외에 다른 전공들은 모두 공학 분야로, 여학생이 적고 남학생이 많은 학과들이다. 따라서 이 전공 여학생들의 경우 재학 중 또는 졸업 후 같은 전공 남성을 만나 결혼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남성은 간호학 전공자가 같은 전공의 상대와 결혼을 하는 비율이 43%로 가장 높았다. 또 초등 교육 38%, 일반 교육 32%, 음악 20%, 예술 및 음악 교육 2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음악을 제외하고 이들 전공은 일반적으로 남학생이 적고 여학생이 많은 학과들이다. 따라서 재학 중 또는 졸업 후 같은 전공 여성을 만나 결혼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신학, 음악을 제외하고 남녀 학생 비율이 균형적인 전공 분야들에서 전공이 같은 부부의 비율이 높다. 이에 비해 여성이 적은 학과의 여성, 남성이 적은 학과의 남성들이 소위 ‘과 커플’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