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연예 프리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스타는 인기 얻을 수록 겸손해야'

2015-07-10 16:44

[사진 = 아프리카TV 방송 캡처 ]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우리 속담에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알이 들어차고 수확할 때가 된 벼는 그 무게로 인해 점점 굽어져서 낮은 자세가 된다. 그러나 사람은 이와 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계적인 뇌·신경과학자인 이언 로버트슨 박사는 권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권력을 쥐면 사람의 뇌가 변한다. 남녀 모두 성적 충동을 촉진하고 공격적으로 만들 수 있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과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활발하게 분출된다. 이로 인해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목표달성이나 자기 만족에만 집중하게 된다."

권력을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으로 확대 해석하는 나르시시즘적 착각을 빗댄 말이다. 이런 환상에 빠진 권력자들은 특권의식에 젖어 '내가 누군지 알아?' '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오만방자·안하무인한 행태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자신의 행동이 전형적인 '갑(甲)질'이라는 사실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권력자인 연예인들의 갑질 또한 정치인들 못지 않다. 

과거 유명 연예인이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예약하고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시켜달라고 생떼를 부린 것부터 백화점 등 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무시, 나아가 그들 활동의 원천인 팬과 시청자에 대한 막말까지 연예인들의 안하무인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연예인이 대부분이지만 몇몇 연예인들의 도를 지나친 행동은 눈살을 찌프리게 한다.

최근 걸그룹 '걸스데이'가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한 인터넷방송에 출연해서 진행자를 무시하고 이를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게시글에 "너희가 더 재미없다"며 시청자를 향한 막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앞서 걸스데이는 쇼케이스 당시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한 멤버에게 MC가 손수건을 내밀자 이를 쳐서 바닥에 던져버려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걸스데이는 단 기간에 인기를 끈 그룹이 아니다. 데뷔 5년차인 이들은 한 단계 천천히 성장해왔고 최근 각 멤버들 모두 각자 자리에서 빛을 보기 시작하며 대세 그룹에 편입했다. 

사실 연예인들은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랑해주며 환호받는 존재들이라, 평정심을 유지하고 늘 겸손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에 취해 경거망동하기 시작하면 가장 크게 지적받는 존재 또한 연예인들이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고 그로 인해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태도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걸스데이가 공인으로서의 책임감, 사랑해주는 팬에 대한 감사함, 첫 데뷔 때의 다짐을 잊지않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