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선비 첫방] 원작과 싱크로율 200%…연기는 훌륭한데 CG 어떡하지?
2015-07-09 09:17
8일 오후 첫 방송된 MBC '밤을 걷는 선비'에서는 평범한 홍문관 교리었던 주인공 김성열(이준기)이 음석골에 사는 뱀파이어 선비가 된 사연이 그려졌다. 정현세자(이현우)와 어린 시절부터 동문수학해 온 동무이자 신하로 우정을 쌓아오던 두 사람은 조선의 건국을 도운 뒤 왕 위에 군림했던 뱀파이어 귀(이수혁)의 존재를 알게 되고, 왕이 되기 위해서는 귀에게 복종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반기를 든 정현세자는 위협을 받았다.
정현세자는 성열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해서(양익준)를 소개했다. 한때는 귀의 스승이었으나 인간계를 어지럽히는 귀를 없애기 위해 때를 기다렸던 수호귀 해서는 "귀를 없앨 수 있는 비책이 있다"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귀는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을 없앨 누군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분노한 귀. 그리고 그 자가 자신이 200년 전 죽인 줄 알았던 스승 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귀는 해서에게 "200년 전 죽은 것 아니었냐?"며 놀라워했고, 곧 악랄함을 드러내며 해서의 팔을 잘라낸 뒤 잔인하게 해치웠다.
그 과정에서 해서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성열을 자신에게 인도했고, "가까이 오라"며 유인한 뒤 그의 목을 물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여기까지다. 그대는 내 힘을 이어받아 귀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흡혈귀가 될 것이오"라며 수호귀의 운명을 넘겼다.
정신을 잃은 성열은 사흘이나 지나서야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는 궐 밖에 효수된 정현세자와 부친의 시신을 접하게 됐다.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고 "아버지"라며 오열한 성열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뱀파이어로 변신하는 순간 그는 귀에게 붙잡혔다.
귀의 지하궁에 포박된 성열은 자신과 혼인을 앞뒀던 정인 명희(김소은)도 잡혀왔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분노했다. 하지만 흡혈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성열을 위해 명희는 죽음을 택하며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이 그려졌다.
120년이 흐른 뒤 성열은 아름다운 관능미를 가진 뱀파이어 선비로 모습을 드러냈고, 새로운 인물 책쾌 조양선(이유비)이 등장하며 이야기를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밤을 걷는 선비'는 첫 방송부터 아름다운 영상미와 드라마틱한 전개, 원작과 싱크로율 높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준기는 사극에 출연했다하면 시청률 1위를 보증하는 '사극흥행보증수표'로서의 존재를 과시했다. 상투를 틀고 도포 자락을 휘날리는 모습이 누구보다 잘 어울렸으며, 연기 또한 일품이었다. 사랑하는 연인 명희 앞에서는 애교많고, 능구렁이같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정현세자의 근심을 덜어주는 말동무가 될 때에는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서에게 물려 뱀파이어로 변하는 연기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것.
이수혁 역시 비주얼적인 면에서 손색이 없었다. 섹시한 뱀파이어 연기를 이수혁만큼 소화할 배우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묵직한 중저음의 보이스와 카리스마있는 눈빛, 그리고 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뱀파이어 아우라는 귀와 100%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CG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과거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CG 처리는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지하궁에서 성열이 귀를 공격했을 때 벽 일부가 떨어져 귀의 몸을 덮치는 장면에서는 오글거림과 어색함에 저절로 눈을 가리게 될 정도였으며, 귀와 해서가 맞붙었을 때 해서의 팔이 떨어져나간 것 또한 가짜라는 것이 확연히 티가 나 만족스러운 그림이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연출을 맡은 이성준 PD는 CG 작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앞으로 방송될 나머지 19부작에서 배우의 연기에 감칠맛을 더해줄 CG를 기대해본다.
한편 어제 방송 말미 성열은 귀를 해치울 수 있는 비책이 '정현세자 비망록'에 있음을 떠올리고, 책쾌 조양선과 만남을 가졌다. '정현세자 비망록' 찾기에 함께 나서게 된 두 사람의 앞날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밤을 걷는 선비' 2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밤 10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