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고가 기자재 활용 저조, 관리 엉망

2015-07-06 09:13
1년내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미활용 기자재 111건 243억 3,000만원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국립대학들이 타 대학 및 연구소, 산업체 등과 공동으로 활용하기 위해 구입한 5천만원 이상 고가 기자재의 활용도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서울 중랑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립대학이 실험실습기자재 확충사업으로 구입한 고가 기자재 중 연도별 사용횟수가 10회 미만으로 활용실적이 저조한 기자재가 279건으로 구입금액이 488억5,100만원에 달했다.

고가 기자재의 연도별 사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구입이후 1년내내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미활용 기자재도 111건으로 구입을 위해 사용된 243억3,000만원의 혈세가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대가 구입한 액체크로마토그래프의 경우 2011년 2억5,500만원을 들여 구입해 놓고도 4년간 단 한 번만 사용했으며, 경남과기대가 2010년 5,3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수질분석기는 5년간 5차례, 2011년 6,100만원을 들여 구입한 동력계는 4년간 단 세차례만 사용되었다.

그 밖에 공주대가 2010년 1억4,1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자동유전자분석기는 고장으로 2년째 사용도 못하고 있고, 목포대의 1억2,800만원짜리 태양전지광변환효율측정기는 교육 및 분석의뢰 자체가 없어서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홍근 의원은 ‘교육․연구의 질적 제고와 국립대학의 지역 연구거점화를 위한 첨단 기자재 확보와 노후 기자재 교체사업의 필요성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국민혈세로 구입한 고가 기자재가 몇 년째 활용준비 중이거나 장비운영자가 없어서, 활용수요 자체가 없어서 미활용된 것은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 라고 지적했다.

박의원은 ‘고가 실험실습 기자재는 소모성 기자재와 달리 한번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 활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매단계에서부터 정말 필요한 것인지, 활용도가 높은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대학 실험실습기자재 확충사업은 5천만원 미만의 교육‧실습지원 기자재 구입과 타대학, 연구소, 산업체 등 신청자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5천만원 이상의 공동실험실습관 기자재 지원사업으로 나뉘며, 2014년 한 해에만 39개 국립대학에 681억원이 지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