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 동향] (16) 인도 전자상거래 혁명, '스마트폰 보급이 소비와 물류를 바꾸다'

2015-07-05 09:55

저가 스마트폰의 보급은 인도의 소비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사진=스냅딜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영세상점들이 소매시장의 중심을 차지해왔던 인도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Snapdeal)은 압도적인 규모와 가격공세로 인도 국민들의 소비를 자극시키고 있으며, 아마존닷컴의 인도 진출에 따른 당일배송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후진국’ 인도에서 확산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혁명’이 소비방식과 기존 유통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주목한 ‘스냅딜’
2010년 창업한 스냅딜은 인터넷 쇼핑몰로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6억2700만 달러(약 7000억원)를 투자해 더욱 주목받았다. 스냅딜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인도는 모바일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아주 익사이팅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스냅딜은 각 업체가 상품을 판매하는 ‘몰(Mall)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취급하는 상품 수는 1500만개 이상이다. 창업 4년 만에 이용자 수가 2500만명을 넘어섰으나 매출액과 순이익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 끝)과 니케시 아로라 소프트뱅크 부회장(왼쪽 끝)이 쿠날 발 스냅딜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스냅딜 제공)


◆스마트폰 보급이 인도 소비방식 바꾸다
전통적으로 인도의 소매시상의 대부분은 키라나(Kirana)라고 불리는 가족 경영 잡화상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서민들의 쇼핑은 집 근처에 있는 영세상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러한 소비방식이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의 보급은 인도 소비방식을 크게 바꿔 놓은 1등 공신이 됐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 가격은 3000루피(약 5만원) 정도로 평균 월수입의 3분의 1에 불과해 저렴하다.  9억4000만 명에 달하는 휴대폰 이용자 중 1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0년까지 45%로 증가할 전망이다.

영세상점에서 제한적으로 상품을 구입해 온 인도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터넷 쇼핑몰에 쉽게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의 선택지가 급격히 확대됐다.
 

[사진=스냅딜 홈페이지 ]


◆아마존닷컴의 인도 진출, 후진적 물류시스템 개선
인도는 주소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품 배송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2013년 아마존닷컴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빠른 배송’이 경쟁력이 되기 시작했으며, 아마존닷컴의 진출은 주소 정비와 상품 배송의 신속화를 가져왔다.

쿠날 발 스냅딜 최고경영자(CEO)는 “150명의 기술자가 물류시스템의 구축을 전담하고 있으며, 인도 전역에서 물류창고 50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냅딜의 물류시스템은 웹 사이트에서 주문을 받은 뒤, 이용자가 지정한 수령 주소의 우편번호에서 최단시간으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창고를 지정한다. 지정된 물류창고 안에서 집하 담당자가 주문표에 따라 상품을 포장한다. 이 과정이 약 60분 소요되며, 국내 택배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25개 도시에서 당일 배송이 가능해졌다.

또 스냅딜의 경쟁업체 플립카트(Flipkart)도 당일배송 경쟁에 뛰어 들었으며, 당일배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이용자는 2600만명을 넘어섰다. 
 

인도 플립카트의 물류시스템 (사진=플립카트 제공) 


◆ 향후 인도 전자상거래 전망은?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14년 69억 달러(약 7조75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84% 증가한 것으로 2009년과 비교해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2019년에 257억 달러(약 28조87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모디 정권은 외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영세상점 보호를 위해 외국 대형 슈퍼마켓의 국내시장 진입은 극도로 꺼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프랑스 최대 소매업체 '까르푸'는 인도시장에서 철수해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이러한 모디 정권의 정책으로 인해 규제의 벽이 소매점보다 높지 않은 전자상거래가 향후 인도 소매시장을 견인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