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도 헛치고, 두번 치고, 섕크 내네요”

2015-07-05 03:12
올 상반기 프로골퍼들의 규칙 위반 사례…리디아 고는 두 번이나 어드레스후 볼움직여 벌타…드롭 잘못하고 해저드에서 낙엽 치워벌타·실격…경기위원이 잘못 알고 벌타 부과했다가 취소하기도

드롭하는 미겔 앙헬 히메네스. 드롭은 '똑바로 서 볼을 어깨 높이까지 올리고 팔을 완전히 편채로'로 해야 한다.
                                                                                                              [사진=미국PGA투어 홈페이지]





프로골퍼들은 골프 기량만큼이나 골프 규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까. 꼭 그렇지 않은 듯하다.

올해 상반기 세계 남녀프로골프투어에서는 내로라하는 프로골퍼들이 규칙위반을 해 벌타를 받은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 벌타 때문에 커트를 탈락해 상금을 받지 못하거나 실격당한 사례도 있었다.

올해 1∼6월 나온 프로골퍼들의 규칙 위반 사례를 정리한다.

◆어드레스 후 볼 움직임 아직도 많아=얼마전까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했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는 두 번이나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여 벌타를 받았다. 그는 미국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코츠 골프챔피언십 첫날 퍼트하려고 어드레스했는데 볼이 움직여 동반자에게 고지하고 스스로 1벌타를 받았다. 그는 챔피언 최나연(SK텔레콤)에게 1타가 뒤져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동 2위를 했다. 지난달 시즌 둘째 메이저대회인 KPGA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는 더 큰 낭패를 당했다. 그는 첫날 그린에서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여 1벌타를 받았다. 그는 2라운드 후 1타차로 커트탈락하고 말았다. 그는 미LPGA투어 ‘연속 커트통과 대회’ 기록을 ‘53’에서 마쳐야 했다. 리디아 고 외에도 배상문(캘러웨이)과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에서, 오야마 시호(일본)와 와카바야시 마이코(일본)는 JLPGA투어 요넥스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에서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인 바람에 벌타를 받았다.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이면 특수한 케이스를 제외하고 플레이어에게 1벌타가 주어진다. 1벌타 후 볼을 리플레이스하지 않으면 안된다.<규칙 18-2b>

◆프로들도 헛치고 ‘두번 치기’ 한다=미국PGA투어 통산 6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린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피닉스오픈 2라운드 18번홀(파4)에서 8타를 치고 말았다. ‘쿼드러플 보기’다. 오른손잡이인 그는 워터해저드 근처에서 왼손잡이 식으로 스윙을 하려다가 심한 뒤땅치기가 되면서 클럽헤드가 허공만 갈랐다. 헛친 것이다. 아마추어 양건도 지난달 US오픈 2라운드 13번홀(파4) 러프에서 두 번이나 헛스윙을 한 끝에 8타를 기록했다. 두 경우 모두 볼을 칠 의사를 가지고 클럽을 앞방향으로 움직였으므로 스트로크한 것이고, 1타로 계산한다.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미PGA 챔피언스투어 미쓰비시 일렉트릭챔피언십 1라운드 7번홀(파5) 러프에서 샷을 하다가 ‘두번 치기’(투터치)를 하고 말았다. 이 경우 그 스트로크 1타에 1벌타를 가산한다. <규칙 14-4>

◆“섕크, 아마추어들 전유물 아니네요”=볼이 클럽헤드의 호젤 부분에 맞고 목표라인 오른쪽으로 터무니없이 날아가는 섕크는 프로들에게서도 가끔 볼 수 있다.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미PGA투어 노던 트러스트오픈 4라운드 13번홀(파4)에서 155야드 어프로치샷이 목표라인에서 45도나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섕크였다. 그런데도 그는 파를 세이브했고 연장끝에 2위를 차지했다.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미PGA투어 혼다클래식 4라운드 5번홀(파3)에서 8번아이언 티샷이 섕크가 더블보기를 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미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4라운드 18번홀(파4) 페어웨이 벙커에서 8번아이언샷이 섕크가 났는데도 파를 세이브했다. 그는 연장전에서 져 2위를 했다.

◆드롭을 잘 못하는 프로도 있어=애런 배들리(호주)는 미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2라운드 17번홀(파3)에서 5오버파 8타를 쳤다. 이른바 ‘퀸튜플 보기’다. 티샷이 물에 두 번 빠진데다 드롭 잘못으로 인한 벌타가 그 스코어에 포함됐다. 드롭은 ‘똑바로 서서 볼을 어깨 높이까지 올려서 팔은 완전히 편채로’ 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물에 두 번째로 빠진 후 드롭할 때 팔을 쭉 펴지 않고 구부정한 상태로 한 것이 발각됐다. 1벌타가 부과됐다. 배들리는 2004년 중문CC에서 열린 신한코리아챔피언십 우승자다. <규칙 20-2a>

◆“해저드에서 낙엽을 치우면 안되지요”=스즈키 아이(일본)는 JLPGA투어의 기대주다. 그러나 기량에 걸맞은 규칙 지식은 없는 듯하다. JLPGA투어 브리지스톤 레이디스오픈 첫날 12번홀(파3)에서 그의 티샷이 그린앞 워터해저드 지역에 떨어졌다. 볼은 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는 볼옆에 있던 나뭇잎을 치우고 샷을 했다. 그 사실이 규칙위반이라는 것을 알고 스스로 1벌타를 부과해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으나 이 경우는 2벌타를 받아야 한다. 그는 스코어를 실제 타수보다 적게 신고했기 때문에 ‘스코어 오기(誤記)’로 실격당했다. 떨어진 나뭇잎은 루스 임페디먼트이고, 볼과 루스 임페디먼트가 동일한 해저드에 있을 경우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울 수 없다. <규칙 6-6d, 13-4c>

◆경기위원도 잘못할 때가…=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때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3번홀 그린에서 퍼트를 하려고 하는데 벌(루스 임페디먼트)이 볼마커 위에 앉았다. 맥도웰은 벌을 쫓으려다가 볼마커를 건드려 움직였다. 경기위원이 다가와 1벌타를 부과했다. 그러나 5번홀에서 다른 경기위원이 와서 그에게 부과한 벌타를 취소했다. 퍼팅 그린에서만큼은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하는 도중 볼이나 볼마커가 움직여도 벌타는 없다. 매트 에브리(미국)는 미PGA투어 소니오픈 2라운드에서 실격당했다. 첫날 스윙하다가 4번아이언샷이 구부러져 비적격이 됐는데도 2라운드 때 그 클럽을 계속 사용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규칙 4-1, 23-1>


 

국내대회에서 드롭하는 김대현. 유명 프로들 중에 드롭을 잘못해 벌타를 받은 사례도 있다.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