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20일 양국 대사관 재개설

2015-07-02 06:43
쿠바 "금수조치 해제부터", 미 공화 반대

[사진=CNBC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과 쿠바가 각각 워싱턴과 아바나에 대사관을 재개설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에 갇힐 필요가 없다”며 “미국인과 쿠바인들은 전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양국의 외교관계 복원은 반세기에 걸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사관 재개설 시기는 올여름이라며, 이때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쿠바를 공식 방문해 성조기를 미 대사관에 다시 한번 자랑스럽게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이 방문할 경우 미 국무장관의 쿠바 방문은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이날 오전 교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1961년 1월3일 단교한 이래 54년 6개월여 만에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관계를 정식 복원하게 됐다.

쿠바 국영 텔레비전 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을 생중계했으며, 카스트로 의장이 대사관 재개설 시점은 이르면 7월20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쿠바 정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간 대사관 재개설은 국교 정상화를 향한 길고도 복잡한 절차에 있어 단지 첫 단계라고 밝혔다. 또한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와 선전방송의 중단,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기지의 철수를 요구했다.

쿠바는 작년 12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의장이 외교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전격으로 합의한 뒤, 금수 조치 해제와 테러 지원국 명단 삭제 등을 관계 복원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에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재요청했다. 그러나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심각한 인권침해 국가에 성급하게 혜택을 주려 한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성명을 내고 "오바마 정부는 공산주의 독재에 억압받았던 쿠바인들을 위한 조치는 전혀 없이 카스트로에게 정권의 정통성만 부여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과 쿠바의 국교 복원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 총장은 이날 성명으로 통해 "두 나라의 국교 복원은 두 나라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해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이 역사적인 조치가 두 나라 국민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