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금융시장…하반기 금융빅뱅 온다] 2-1. 눈덩이 가계부채… 폭발시 국가경제 근간 '흔들'
2015-07-01 15:16
◆ 가계부채 벼랑 끝에 서 있는 저소득층·자영업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가계부채가 1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특히 부채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저금리를 활용해 생계비, 사업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은 저소득층 및 자영업자는 가히 벼랑 끝에 서있는 형국이다. 이들의 경우 매달 일정한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부채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한계가구의 33.8%가 자영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대비 자영업자 비중(23.6%)보다 10%포인트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자영업자 가운데 과도한 수준의 금융부채를 짊어진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최근 내수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문을 닫는 전체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맞출려 은퇴 시기를 맞은 50대 이상 자영업자 또한 늘고 있다. 문제는 이들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경우 향후 가계부채 문제와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낮아진 금리를 활용해 사업자금 용도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권 신규 주택담보대출 43조5000억원 가운데 주택구입 용도로 쓰인 대출 규모는 22조1천억원으로 전체의 50.9%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그동안 나타난 은퇴층의 소득증가율을 고려할 때 향후 이들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는 가계대출의 일부 부실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퇴층이 자영업에 진출할 경우 일부 업종의 낮은 수익성 탓에 부실화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 가계 붕괴 현실화?
저소득층 대출 급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 들어 미소금융, 햇살론 등 서민금융 상품의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반증이다.
바꿔드림론은 지난 2013년 말 연체율이 16.3%였으나 지난달 말 기준 25.7%까지 급증했다. 새희망홀씨 연체율은 같은 기간 2.6%에서 3.2%로 0.6%포인트 뛰었다. 2012년 말 4.3%였던 미소금융의 연체율은 2013년 말 7.1%로 상승했다가 지난해 말 6.0%로 낮아졌지만 지난달 말에는 다시 8.5%로 올랐다. 햇살론의 연체율은 지난달 말 기준 12.2%로 집계됐다.
서민금융 상품의 경우 빚을 갚을 여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기 때문에 연체율이 일반 대출보다 높을 수 밖에 없겠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대출상환 능력이 떨어져 연체율 상승을 부추긴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이를 고려할 때 대부업과 같은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의 경우 부실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결국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 상황이다. 실제로 작년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9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가운데 대출금 상환 용도 비중이 31.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대출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전인 작년 1~7월(17.1%)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집을 사려고 받은 대출보다 다른 빚을 갚으려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누가 빌린, 어떤 용도의 가계부채가 얼마나 늘었고, 이들 계층의 부채 상환능력 및 부채 상환부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고려해 가계부채 대책에서도 소득 계층별 차별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