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경정 정종진 이사장배 대상 챔피언 ‘우뚝’

2015-06-29 16:16

[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영화 같은 최고 명승부는 정종진(28․20기)의 머리와 심장, 허벅지가 빚어냈다. ‘담금질’을 끝낸 정종진의 잠재력이 마침내 빛을 발한 것이다.

정종진은 28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대상경륜 결승전에서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를 내뿜으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끊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전광판을 바라보며 우승을 확정지은 그는 양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와 함께 가슴 벅찬 승리의 키스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당초 이번 결승전은 김해팀의 수적 우세 속에 치러졌다. 그도 그럴 것이 7명의 결승 진출자 중 김해팀은 명문 팀답게 벨로드롬의 ‘초간판급 스타’ 박용범을 비롯해 이현구, 박병하, 이명현까지 4명이나 진출하며 세를 과시했다. 유성팀이 간판스타 김주상과 김현경 ‘투톱’을 배출했고 수도권에서는 계양팀의 정종진이 유일했다. 김해팀 중에 우승자가 탄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수적 열세 속에 경기에 임한 정종진은 결승선을 200m이상 남은 지점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웠다. 일곱 명의 선수가운데 여섯 번째로 달리던 그는 폭발적인 페달링으로 순식간에 앞서가던 4명의 김해팀 선수들을 차례로 제치면서 결승선을 향해 마치 날쌘 표범처럼 질주하지 시작했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박용범도 경륜황제의 명성을 되찾고 싶었던 이명현도 쏜살같이 뚫고 나오는 정종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수적 열세 속에 외로운 사투를 벌였던 그는 이미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경륜의 ‘새로운 슈퍼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지지해 준 팬들에게는 단승 14배, 쌍승 57배의 배당까지 챙겨줬다. 이현구(32·16기)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3위는 박용범(27·18기)에게 돌아갔다.

정종진은 “수도권 선수가 혼자여서 힘든 싸움을 해야 했지만 자신 있게 승부를 걸었던 게 우승의 요인이었던 같다. 우리 계양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륜 홍보마케팅팀 관계자는 “이번 이사장배 결승전은 몇 년에 한 번 있을까하는 명승부였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수천 명의 경륜팬들도 뜨거운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며 “팬들은 늘 새로운 스타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만큼 정종진의 화려한 등장으로 하반기 시즌이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