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재인 대국민 호소문 “무능한 朴대통령 불통·독선 심판해 달라”

2015-06-26 11:15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제공=새정치민주연합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어려운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은 지금 메르스와 싸우고 가뭄과 싸우며 민생고와 싸우고 있지만, 대통령은 국회와 싸우고 국민과 싸우고 있다.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무책임의 극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박근혜 대통령 독선정치 중단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책임을 물어달라. 국회를 무시하는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을 심판해 달라. 우리 당에 힘을 달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거짓말까지 동원하며 정부의 무능을 국회와 야당에게 뒤집어 씌웠다. 대통령은 민생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아 경제가 어렵다고 국회 탓을 한다”고 말한 뒤 “그러나 이는 국민을 속이는 끔찍한 거짓말”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데 전력해야 한다”며 “국민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대통령과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대국민 호소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박근혜 대통령은 거짓말까지 동원하며 정부의 무능을 국회와 야당에게 뒤집어 씌웠습니다. 대통령은 민생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아 경제가 어렵다고 국회 탓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을 속이는 끔찍한 거짓말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이 소위 경제 활성화법으로 제안한 법안이 대략 30개입니다. 이 중에서 21개는 이미 국회를 통과했고, 2개는 곧 처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몇 개 안남은 법안 중 2개는 정부여당의 내부 이견으로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제공=새정치민주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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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당이 확실히 반대하고 있는 법안은 교육환경 훼손과 재벌특혜, 의료영리화를 목적으로 하는 반 민생법안들입니다. 학교 앞에 호텔 짓는 것이 민생 법안입니까? 학교 앞에 땅 가진 특정재벌을 위한 법안 아닙니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같은 경우에는 지난 3월 청와대 회동에서 박근혜대통령과 여야대표가 의료영리화 부분을 제외하고 처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정부여당이 아직까지 그 약속을 안 지켜 처리되지 않고 있는 법안입니다.

오히려 우리 당은 민생과 경제를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2013년 국회 시정연설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1만4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습니다. 우리당은 공정거래법의 큰 원칙을 일부 양보하고 처리에 협조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까지 고작 170여개의 직접 일자리밖에 창출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은 이것부터 해명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교착돼 무산될 위기에 있을 때 공무원들을 직접 설득해 결국 양보를 받아내고 합의 처리를 이끌어낸 것도 우리당입니다. 메르스 대책을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맞춤형 추경편성에 대한 입장을 먼저 내놓은 것도 우리 당입니다.

국민은 무능 대통령에게 이제 남은 것은 오직 남 탓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남 탓으로 무능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통령에게 어려운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국민은 지금 메르스와 싸우고, 가뭄과 싸우고, 민생고와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국회와 싸우고, 국민과 싸우고 있습니다.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무책임의 극치입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데 전력해야 합니다. 국민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대통령과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어려운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은 지금 메르스와 싸우고, 가뭄과 싸우며 민생고와 싸우고 있지만, 대통령은 국회와 싸우고, 국민과 싸우고 있다.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무책임의 극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도 큽니다. 새누리당의 국회법 개정안 자동폐기 추진은 자신들의 결정을 스스로 뒤집는 자기배반이자, 청와대 굴복선언입니다. 여야 합의사항을 뒤엎으면서 국회의 존재가치를 부정하고, 대통령의 뜻에만 따르겠다면, 삼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는 불가능합니다.

새누리당은 입법부의 권능을 포기하고 행정부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에 입법부에는 야당만이 남았고 삼권분립을 지켜야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새누리당에 요구합니다. 복종해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책무을 다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입니다. 국회법은 국회본회의에 즉각 재의하고, 의결에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국민여러분께 호소합니다. 대통령의 말대로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뿐’입니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책임을 물어주십시오. 국회를 무시하는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을 심판해주십시오. 우리 당에 힘을 주십시오.

우리 당은 피폐해진 국민의 삶을 지키고, 추락한 의회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단호히 맞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