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의 광폭행보

2015-06-24 00:01

[사진제공=LF]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구본걸 LF 회장의 발걸음이 바쁘다.

지난해에는 사명을 변경했고, 올해는 다양한 브랜드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도 직접 나섰다.

구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패션 명가'로 우뚝 서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F는 올해 상반기에만 5개가 넘는 굵직한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이같은 공격적인 경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F는 올해 봄 시즌부터 독일의 캐주얼 신발 브랜드 '버켄스탁'을 공식 수입하고 있다. 백화점 중심으로 단독 매장을 전개하고,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할 예정이다.

가을·겨울 시즌에는 벨기에 프리미엄 가방 브랜드 '헤드그렌'을 론칭한다. 헤드그렌은 10~30대의 남녀 고객들이 타깃이다. 가격대도 10만~20만원 수준으로 합리적이다. 

브랜드 론칭에서 구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다양화'보다는 '안정성'이다. 실제로 버켄스탁은 국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헤드그렌 역시 봄·여름 시즌 테스트 형식으로 선보인 일부 아이템이 완판을 기록하는 등 사업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브랜드 모두 안정성이 담보된 셈이다.

지난달에는 의류쇼핑몰 '하프클럽닷컴'과 라이프스타일 전문 채널 '헤럴드동아TV'를 인수했다.

구 회장은 그동안 백화점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을 꾸준히 주문해 왔다. 대신 온라인 비즈니스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이번 인수 역시 성장 잠재력이 큰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를 확보해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헤럴드동아TV는 지난 2011년 3월 중국 장쑤미디어그룹, 2012년 인도네시아 홈쇼핑 기업인 레젤그룹과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해 LF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중국에 진출한 라푸마 역시 공격적인 매장 확대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55개 매장에서 올해 유통망을 65개로 늘리고, 매출액도 205억원에서 32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헤지스키즈도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아동복 시장은 현재 24조원 규모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정책 완화와 고급 아동복에 대한 관심 증가로 연간 30%씩 성장하고 있다.

헤지스키즈는 중국에서 휴고보스키즈, 아르마니주니어 등을 전개하는 지아만 사를 통해 유통돼 고급 아동복 이미지를 확보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형 쇼핑몰에 5개 매장을 열고, 2020년까지 매장 수를 1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걸 회장이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 시작했다"며 "오너 경영자가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가 매우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