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금융위기 후 엇갈린 경제성장률…선진국 '쑥쑥'·신흥국 '뚝뚝'

2015-06-23 15:20
IMF "선진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 0.6%p↑…신흥국 0.3%p↓"
역내 교역 위축·상품가격 약세 지속…경기 연착륙 위한 정책 필요

선진국과 신흥국 간 엇갈린 성장률 추이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반면 개도국을 포함한 신흥국 성장률은 내림세를 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러한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IMF에 따르면 선진국 성장률은 2011년 1.7%에서 2012년 1.5%, 2013년 1.4%로 소폭 밀렸으나 지난해 1.8%로 반등했다. 개도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4.5%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2.8%) 이후 가장 낮았다. 개도국을 제외한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2012년 5.2%, 2013년 5.0%, 2014년 4.6%로 떨어졌다.

올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은 2.4%로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오르고 신흥국·개도국은 작년보다 0.3%포인트 낮은 4.3%를 나타낼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5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신흥국 성장률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4.4%로 제시했다. 중국과 상품 수출국들의 경기둔화세가 지속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세계은행은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터키와 인도네시아의 취약한 경제성장률, 브라질과 러시아의 급격한 위축, 다른 개도국의 (부진한) 경제성장률 등이 유럽과 일본의 탄탄한 성장률을 상쇄했다”고 진단했다. 주요 신흥국의 성장률 둔화세가 역내 교역 위축과 상품가격 약세 지속으로 심화하면서 경기 연착륙을 위한 정책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삼성증권은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이 2008년 금융위기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동안 은행시스템이 상대적으로 탄력적이고 외환보유액이 많은 다수의 중진국이 빠른 속도로 다시 성장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의 추세 성장률은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양적 완화에 나서고 상품가격이 강세를 유지한 덕분에 신흥국의 취약한 생산성이 지난 수년 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고 F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