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감 확산에 다급한 박용만 “손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2015-06-22 11:25
“메르스 경제위축 조기종식 필요… 기업의 휴가, 소비참여 장려”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긴급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필요한 게 있으면 빨리 액션을 취하고 움직이자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열었다. 손 놓고 걱정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박용만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긴급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건넨 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국민건강과 더불어 국가경제가 위기상황에 빠진 데 대한 박용만 회장의 다급한 심경이 담겨 있다.

박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메르스로 인한)심리적 공포가 너무 크다”면서 “실질적으로 내수경제가 크게 위축돼 우리도 나서서 해결책을 찾아보자 하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박 회장의 절박한 심정은 메르스 확산으로 위축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계가 한 뜻을 모아야 한다는데 있다. 그는 “시내를 나가봐도 한가하지 않느냐” 반문하면서 “지나친 심리적 공포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경기 회복의)물꼬를 트려면 경제계가 나서야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시기적으로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혼란이 극대화되는 때 보다 지금이 낫다는 생각”이라며 “지금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가장 빠른 타이밍”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박 회장이 이번 긴급간담회를 마련한 이유는 자리에 참여한 지역상의 회장들의 호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일례로 대전상의의 경우 메르스로 인해 서비스업이 타격을 입은데다 중국과 중동지역에서 투자유치협의를 연기하자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부산지역은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관광산업 위축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또 인천항 물동량이 감소했고 엔저로 인한 광주지역 완성차 및 부품산업이 크게 위축됐다고도 전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도 메르스 여파로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2분기 실적이 많이 빠질 것 같다.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메르스로 인한 타격이 사스(SARS) 때보다 크고 세월호 때에 비해서는 몇 배 더 크다. 빠르게 종식되길 원하지만 종식되더라도 관광업계는 계속해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릴 냈다.

박 회장은 간담회에서 메르스로 인한 불황 극복을 위해 “정례적인 행사 개최, 여름휴가 장려, 지역특산품 선물하기 등 기업의 소비참여와 실천을 유도하고, 연초에 발표한 투자 및 고용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국을 꺼리는 외국인 바이어들을 위해 “130여개 외국상공회의소와 협력해 비즈니스 목적의 한국방문이나 외국인투자유치가 예정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상공인 대표들도 △기업의 소비참여 △계획된 투자 및 고용집행 △외국인방문객 유치 외에도 2020년까지 1만개 스마트공장을 만들어나가고 일-병행학습제 등을 통해 인력수급 미스매치를 해소해 고용률을 제고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FTA의 활용촉진과 농수산업계와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노사정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자리에 참석한 상공인들은 정부도 2인 3각의 파트너십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회장은 “정부도 피해업종에 4000억원 자금지원계획을 발표하는 등 속도감있게 초기대응에 나선 바 있다”며 피해 소상인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경제활성화 대책을 차질없이 펼쳐줄 것을 요청했다.

경제활성화 대책과 관련, 회장단은 신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사전진입규제를 사후규제로 전환하고,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규제개선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상수원․문화재․군사보호구역내 관광시설 설치 등의 보호구역 개발행위제한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5개월 연속 급락하고 있는 수출에 대해서는 FTA, 다자간 협상 추진을 통해 수출기회를 확보하고 국제공조를 통해 주요국 보호무역 확산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환변동보험, 선물환거래 활성화, 해외 무역거래시 미결제 위험회피를 위한 수출금융지원 확대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서울상의 회장단과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김상열 광주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최신원 수원상의 회장 등 대한상의 회장단이 참석해 메르스 극복을 위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