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략경제대화 앞서 미국 방문한 류옌둥 '소프트 외교' 선보여
2015-06-22 14:43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미·중 전략경제대화 개최에 앞서 미국을 방문, '소프트 외교'로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한 류 부총리는 ‘하우디(Howdy·카우보이 인사말), 휴스턴 로키츠(NBA 구단), 텍사스 사이즈(빅 사이즈)’라는 세 단어로 미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21일 보도했다.
'카우보이의 고향'인 휴스턴 공항에 내린 류 부총리는 ‘하우디’라고 친근하게 인사하며 2박 3일간의 휴스턴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저녁엔 아시아소사이어티 텍사스센터에서 열린 환영만찬 연설에서 양국간 친선 교류를 강조했다. 류 부총리는 1979년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지도자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야구를 관람했던 일, 2002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이 휴스턴을 방문했던 일을 회상하며 중국과 텍사스로 대표되는 미국 남부 지역간 협력이 나날이 긴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 부총리는 또 “호텔 객실에서 연회 홀까지 걸어오는 데 10분이나 걸렸다. '텍사스 사이즈'를 몸소 실감했다”며 텍사스가 앞으로 중국과의 협력에서 선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알래스카 다음으로 면적이 넓고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주(州)로, ‘텍사스 사이즈’라는 말은 크다는 것을 강조할 때 자주 쓰인다.
미국 측에서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직접 류 부총리의 방미를 환영하는 서한을 보내 환대했다. 류 부총리는 이날 2차 대전 당시 중화민국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항공부대와 전투를 벌인 미국 항공의용대인 '플라잉 타이거즈' 지휘관의 손녀와 만남의 자리도 가졌다. 1940년대 항일전쟁 당시 류 부총리의 부친인 류루이룽(劉瑞龍)의 부대가 위험을 무릅쓰고 플라잉 타이거즈 대원을 구출해 낸 것을 기리기 위해 미국 측에서 특별히 초청한 것이다.
이밖에 류 부총리는 휴스턴 로키즈 홈 구장에서 열린 미·중 대학생 농구친선경기를 관람하고 MD앤더슨 암센터 등을 방문했다. 텍사스에서의 일정을 마친 류 부총리는 23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제7차 미·중전략경제대화의 한 부분인 미·중 고위인적교류 회담 대표로 참석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양국간 인적 교류 협력을 논의한다.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를 맡고 있는 류옌둥은 현재 국무원에서 교육·문화·과학을 관장하며 소프트파워에 대한 중국의 국가적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자학원 이사장과 함께 ‘중국축구개혁영도소조’ 조장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