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한 케리 장관 "북한 SLBM 용납못해"

2015-05-17 11:02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16일 베이징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북한의 행위는 국제사회 기준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케리 장관은 지난 16일 베이징(北京)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은 평화적 방식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한 케리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의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냈던 두 장관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대립을 보였다. 현재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을 중심으로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 6개국이 맞선 상태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현재 7개의 인공섬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한 곳에 군용기가 드나들 수 있는 규모의 활주로를 만들고 있다.

케리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우려한다"며 "중국 측에 긴장 완화와 외교적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난사군도'와 주변 도서에서 이뤄지는 인공섬 건설은 완전히 중국 주권 범위 내의 일"이며 "인민들의 요구이자 합법적인 권리"라고 맞섰다. 또한 왕 부장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안정을 수호하려는 의지는 확고하며 절대로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양국 장관은 또한 사이버 안보 및 무역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케리 장관은 "사이버 안보와 무역 문제를 포함해 많은 부분에서 미·중간 견해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와 관련, "중국과 미국이 양자 투자협정 협상의 가속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 측에 대(對)중 첨단기술 수출의 관리·통제를 완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이란 핵문제, 한반도 문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미 문제, 미중 전략경제대화, 양자 투자협정 협상 등도 논의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16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예방했으며, 17일 시진핑 주석을 만난 후 베이징을 떠나 서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