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 인권사무소 설치에 강하게 반발…내정간접과 체제 전복 음모로 간주

2015-06-21 12:00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23일 서울에서 개소하면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가 한층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달 29일 서기국 보도를 통해 "유엔 북인권사무소가 서울에 끝끝내 설치된다면 공공연한 대결 선포로 간주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징벌하겠다"고 위협했다.

조평통은 "서울에 '북인권사무소' 문패가 달리는 순간부터 박근혜 일당은 용서를 모르는 우리의 백두산 총대의 첫 번째 타격 대상이 되어 가장 비참한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며 험악한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은 "사회주의 제도 아래서 인민들은 모든 권리를 누리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지적을 일종의 '내정 간섭'으로 여기며 불쾌해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사무솨 설치되기 전부터 이미 여러 차례 비난과 위협을 해 왔다.

북한이 이처럼 인권사무소 설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국제사회가 인권 문제 공론화를 통해 가뜩이나 고립돼 있는 북한을 더욱 코너로 몰아세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사무소가 설치되는 서울이 북한의 '코앞'에 있다는 상징성 때문에 더더욱 민감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일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김영호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는 진정한 인권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권의 정치화일 뿐이며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정치적 음모"라고 비난했다.

때문에 북한인권사무소가 개소하면 가뜩이나 꼬여 있는 남북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려던 8·15 행사 등 앞으로의 '관계 회복 시도'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나름대로 자국에 인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서울사무소를 통해 국제사회가 '정면으로' 북한 인권문제에 접근하는 것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개소 이후 상당히 비판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