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美 불확실성 줄어도 그리스ㆍ메르스 발목
2015-06-21 08:00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이번 주 증시는 그리스발 불확실성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장기화에 따른 2분기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으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2010~209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코스피는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한 우려로 주초반 2030선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16~17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가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2040선을 회복했다. 결국 코스피는 일주일 사이 5.21포인트(-0.25%) 감소했다.
그리스를 둘러싼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이 한 주 동안 8892억3700만원어치를 순매도한 탓이 컸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5214억2800만원, 3750억2200만원을 순매수했다.
이번 주 가장 주목할 만한 이벤트는 22일 예정된 유로존(EU) 긴급정상회의로,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그러나 25~26일에도 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 당장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호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 장기화로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고,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도 제거되지 않는다면 부진한 증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도출되고 정부가 추경을 발표하는 등 강한 경기 부양의지를 표명할 경우 추가적인 하락세는 저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 사태 장기화에 따른 2분기 기업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시장전체 순이익 전망은 5월 말 이후 3주 연속 하향조정되고 있다"며 "특히 관광, 레저, 운송 산업 등 심리적 영향을 직접받는 산업의 매출 감소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새 국내 주요 내수 기업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소폭 낮아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 224곳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한 달 전인 5월 20일보다 0.36% 하락했다.
특히 통신·금융·제약·의료 장비·음식료·생활용품·의류·유통 등 주요 내수기업 101곳 중 절반가량인 45곳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하향 조정됐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업종·종목별 대응력을 높여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 위험요인이 여전한 상황에서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에너지·화학·증권업종과 배당성향이 높은 통신업종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