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인베 에스엔텍 투자로 2배 대박

2015-06-17 16:13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창업투자사 SL인베스트먼트가 2011년 30억원 규모로 투자했던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엔텍 상장을 통해 2배에 가까운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에 오는 26일 상장하는 에스엔텍 공모가는 예상밴드(5600원~6300원) 상단보다도 높은 주당 6500원으로 결정됐다.

에스엔텍은 앞서 10~11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02건(참여수량 1억2861주)이 참여해 단순경쟁률 189.14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 7000원 이상을 써낸 기관도 전체의 75%에 이르렀다.

에스엔텍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과 에스엔텍만의 저온증착 및 디스플레이 모듈과 터치 센서를 합착하는 다이렉트본딩, 특수 이송시스템 기술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L인베는 2011년 6월 에스엔텍에 보통주로의 전환이 가능한 조건으로 우선주 40만주를 주당 7500원씩 30억원에 사들였다.

이듬해 10월 에스엔텍이 무상증자를 실시함에 따라 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증가했고, 현재 보유 주식은 83만769주에 이른다.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비율이 1대 1로 돼 있어 54억원에 이르는 물량으로 SL인베는 초기 투자금인 30억원 대비 1.8배에 달하는 차익을 얻게 됐다.

SL인베의 투자지분이 보호예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상장 직후 어느 정도의 투자자금 회수(엑시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선주 형태로 돼 있어 보통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보름 내외 시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SL인베가 한꺼번에 엑시트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 에스엔텍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추가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노릴 수 있다. 이 회사는 2013년부터 매출,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고, 올해도 70% 이상의 성장세가 점쳐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분을 팔 가능성은 있겠지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