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부분 폐쇄…WHO, 메르스 지역확산 경고
2015-06-15 00:10
병원측 “환자관리 제대로 못한점 전적인 책임” 특단의 조치
WHO, 후가 환자발생 대비…정부에 강력한 대응책 마련 촉구
주말동안 확진자 19명·사망자 2명 발생…재확산 조짐에 비상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 기자 = 국내 최고 병원으로 불리던 삼성서울병원이 개원 이후 처음으로 문을 닫았다.
71명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를 양산한 것은 물론 의심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자 보건당국이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를 조사한 세계보건기구(WHO)도 지역감염 확산을 우려하며 한국 정부에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말 동안 19명의 확진자와 2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메르스가 다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14일 강남구 일원동 병원 본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부터 메르스 총력 대응을 위해 부분적으로 병원을 폐쇄하고, 응급을 제외한 수술과 환자 진료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입원 환자와 메르스 확진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입원·수술을 모두 중단했다. 폐쇄 조치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이 병원 운영을 중단한 것은 개원 이후 처음이다. 폐쇄 결정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이 병원 의사가 지난 4일 국내 35번째로 메르스 확진을 받은 이후 14일 현재까지 71명의 삼성서울병원 환자·의료진 등이 메르스 환자로 판정됐다.
특히 이 가운데는 기존 환자와 접촉했지만 격리 대상에서 빠진 사람들도 다수 발생했다.
137번(55) 환자가 대표적이다. 응급실 이송 요원인 137번 환자는 그동안 격리 대상에서 제외돼 6월 2일~10일 사이에 정상으로 근무, 불특정 다수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재훈 원장은 “137번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희들 책임이고 불찰”이라며 “노출 규모가 파악되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즉각 취하겠다”고 말했다.
WHO 역시 메르스의 지역사회 확산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9일부터 닷새간 국내 메르스 사태를 조사한 ‘한국-WHO 합동평가단’은 지난 13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합동평가단은 “현재 메르스의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되고 있다는 근거가 아직 없다”면서도 “이번 메르스 발병은 대규모이면서 복잡한 양상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환자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상황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강화된 질병 통제·감시·예방 조치를 계속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적 대응 노력에 지방자치단체도 적극 참여하고 자원을 동원할 것을 주문했다.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인 케이지 후쿠다 WHO 사무차장은 “메르스 유행이 진행되는 동안 지역사회 전파의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메르스 환자는 주말 이틀간(13~14일) 19명이 추가돼 145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의사 1명을 비롯한 11명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 기간 118번(67·여·13일 사망) 환자와 81번(62·14일 사망) 환자가 잇따라 숨지며, 사망자는 모두 15명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