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어린 낙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인간에게 옮기는 주범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홍콩, 두바이에서 차출된 국제 연구진이 두바이에서 사육되고 있는 낙타 900마리의 메르스 감염 이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고 BBC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게재한 ‘신종전염병 저널’에서 “경주용이나 식용으로 사육 중인 낙타 900마리의 피와 콧속 분비물, 침 표본에 메르스 항체나 바이러스가 있는지 조사했더니 태어난 지 2년 이상 된 낙타들은 대부분 메르스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가 어린 낙타에게 흔한 전염병이라는 의미다.

연구진은 “메르스 바이러스에 직접 감염돼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뿌리고 다니는 것은 주로 태어난 지 4년 미만의 낙타들”이라며 “이 어린 낙타들이 인간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낙타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인간에 전염되는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메르스에 걸린 낙타의 체액과 직접적 접촉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살균되지 않은 낙타유를 통해 전염이 이뤄질 수도 있다. 메르스에 감염된 새끼 낙타가 어미의 젖을 빨다가 침을 흘려 낙타유가 바이러스로 오염되는 식이다.

연구진은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낙타와 입을 맞추거나 낙타유를 생으로 먹으면 안 된다”며 “낙타의 콧구멍을 만진 뒤 눈을 만져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메르스 바이러스는 공기로 운반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보통 생후 2년째 어미와 떨어진 뒤 인간과 접촉이 많아지는 새끼낙타의 나이를 조절하는 등 사육방식을 바꾸면 인간에 메르스를 옮길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