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암살기도 마약범 '사채 빚 갚으려 무모하게 도전'

2015-06-10 14:21

[사진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북한에 포섭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등을 암살하려 했던 마약사범이 돈 때문에 북한 공작원에게 회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동아 부장판사) 심리로 10일 열린 김모(63·구속)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씨는 "돈 때문에 범죄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씨는 사채로 인한 빚이 4억원 정도 가량 있었으며 공작원 친구가 황장엽 암살을 조건으로 빚의 변제를 제안했다.

하지만 김씨는 애당초 황장엽 암살은 능력도 안 되고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큰돈을 갚을 길이 없어 무모하게 도전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외제 쌍안경과 한국군 무기연감을 구해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점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누구든 살 수 있는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동차 정비업체 직원인 김씨는 1990년대 후반 북한 공작원 장모씨에게 포섭돼 황해도 사리원 인근에서 필로폰 70㎏을 제조했다. 이어 2009년 9월 장씨로부터 황 전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그는 암살을 위해 황 전 비서가 매주 출연하는 반북 매체 '자유북한방송' 소재지를 현장 답사했다. 또 황 전 비서의 강남 안전가옥(안가) 주변도 촬영했다.

그러나 황 전 비서가 2010년 10월 노환으로 사망하면서 암살 공작은 종결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과 공조로 김씨 등을 잡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7월1일 10시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