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황장엽 안가 '논현동 회의실' 로 쓴다

2014-05-19 07:49
43억 고급주택, 한달에 3번꼴 사용…"활용방안 찾아야"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살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안전가옥(안가)이 지금은 통일부의 비공개회의 시설로 쓰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황 전 비서가 살던 논현동 2층 단독주택 건물은 현재 통일부가 관리하고 있다. 등기부에는 건물 소유자가 나라를 뜻하는 '국'(國)으로, 관리 기관은 통일부로 기록됐다.

2010년 10월 황 전 비서의 사망을 계기로 이 집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국정원은 안가로서 더는 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관리권을 내놓았고, 통일부가 사용 의사를 밝혀 2011년 11월 관리권이 넘어갔다.

통일부는 애초 여기에 북한공개정보센터(NKOSC) 일부 산하 조직을 두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광화문 옆 정부서울청사와 멀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이 계획은 백지화됐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살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안전가옥(안가)이 지금은 통일부의 비공개회의 시설로 쓰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황 전 비서가 살던 논현동 2층 단독주택 건물은 현재 통일부가 관리하고 있다. 등기부에는 건물 소유자가 나라를 뜻하는 '국'(國)으로, 관리 기관은 통일부로 기록됐다. 위 사진은 상기기사와 상관 없음.


이후 장관 관사나 공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예산 확보 등 현실적 문제가 걸렸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2012년부터 이 주택에 '논현동 회의실'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비공개회의 시설로 쓰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장관과 차관이 업무와 관련해 외부 인사를 접견하거나 각 부서가 관계 기관과 비공개 업무 협의를 할 때 논현동 회의실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다녀온 적이 있는 한 인사는 "내부에 있던 황 전 비서가 쓰던 침실 등을 정리하고 공간을 터 여러 사람이 회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논현동 회의실'의 활용도가 매우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업무 협의, 간담회 등 명목으로 회의실이 공식적으로 쓰인 것은 2012년 38회, 지난해 41회로 월평균 3.3회에 불과했다.

강남 고급 주택가에 자리 잡은 '논현동 회의실'은 대지 면적 464㎡에 건물 연면적 205㎡에 달하는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이다.

개별 공시지가는 지난해 5월 기준 42억6000만원으로 시세는 이보다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기 요금, 수도 요금, 무인경비 서비스비 등으로 이곳에 들어간 관리비도 1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제대로 쓰지 않는 자산을 계속 가진 것은 국유 재산 낭비나 다름없다"며 "쓰임새가 없으면 도로 내놓든지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