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잠룡 그레이엄 “성전환자 브루스 제너 환영”…성소수자 껴안기

2015-06-08 08:51
게이·레즈비언 등 성소수자 유권자 의식…내부 경선판도에 영향

미국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왼쪽) [사진= 연예 전문 매체 배니티 페어]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케이틀린 제너(65)에 대한 지지를 밝히며 성전환자 ‘껴안기’ 행보에 나섰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제너는 올림픽 철인 10종 경기 챔피언 출신으로 최근 여성으로 성전환한 뒤 연예전문 매체 표지모델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브루스 제너에서 케이틀린 제너로 개명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낙태반대론자이고 전통적인 남녀 간의 결혼을 찬성하는 사람”이라면서 “그러나 내가 지금 대선에 출마한 사람으로서 케이틀린 제너(성전환 후의 여성 이름)가 공화당원이 되길 원하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 3자로서 그가 겪은 고통을 상상만 할 뿐이며, 이제는 제너가 평화를 찾았기를 바란다”며 “(여러분이) 제너가 안전하고 번영된 삶을 누리길 원한다면 나에게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는 공화당의 보수적 가치와는 배치되지만 최근 늘어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性)소수자를 무조건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또 게이나 레즈비언 등 동성애 자체에 대해서도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에 비해 한 발 앞서 나간 것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뉴햄프셔주 내슈아에서 열린 공화당 ‘리더십 서밋’에선 ‘지인의 동성 결혼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등 후보들의 성향을 파악하려는 질문에 각 후보들은 남녀간의 전통적인 결혼관을 강조하면서도 표를 의식해 “예식에는 참석할 것”이라는 절충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 정치분석가들은 LGBT에 대한 후보별 성향이 전체적인 여론조사 향배와 더불어 공화당 내부 경선 판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민주당은 현재 동성결혼은 물론이고 LGBT에 대해 옹호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