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단합' 그친 새정치연합 워크숍
2015-06-03 21:06
김한길ㆍ안철수 불참…단합 의미 퇴색
발언 시간 제한한 토론 방식에 당내 불만도
발언 시간 제한한 토론 방식에 당내 불만도
(양평=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내 화합을 다지고 6월 임시 국회 주요 입법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경기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했다. 워크숍 마지막 날인 3일,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빡빡하게 짜인 강연과 토론 일정을 소화하며 당 단합과 혁신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를 계기로 혁신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이번 워크숍은 4·29 재·보궐선거 이후 불거진 당내 분란을 수습하고 단결을 결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문 대표와 각을 세워온 김한길 의원과 유력한 대선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불참, '반쪽짜리 단합'에 그쳤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당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정리가 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워크숍 기조발제에서 자신의 '경제민주화 시즌2' 구상을 밝히며 무상보육을 '맞춤형 복지'로 재편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자, 당내에서 곧바로 반론이 터져 나오는 등 혼선을 빚었다.
그러자 전병헌 최고위원은 "지금은 보편적 보육 시스템을 확립해야 하는 시점인데 맞춤형 보육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복지 논쟁에서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언주 대변인도 "보편적 보육과 복지개념은 일률적으로 똑같은 서비스를 모든 국민에게 제공한다기보다 제공한 결과가 보편적인 사회적 기본권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라며 "오해가 있으면 안 된다. 당론으로 결정되거나 공론화된 것은 아니고 이 원내대표가 문제 제기 차원에서 던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에는 당내 계파 갈등 문제를 놓고 원탁토론을 벌여 당내 화합을 도모할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표는 전날 "제일 메인이 원탁토론"이라며 "아무런 제한 없이 하고 싶은 말 다, 할 말 다하고, 치열하게 토론하자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원탁토론 방식을 두고 박지원·전순옥·박병석 의원 등 당내에서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날 원탁토론은 강치원 강원대 교수가 제안한 대로 1인당 발언 시간을 3분 주고 차례차례 의견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지원 의원은 원탁토론 도중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을 터놓고 반성하고 토론하고 공격도 하고 거기서 보편타당성 있는 어떤 방법을 찾아야지 여기에다 넣어 놓고 3분 동안 답하고 100분 토론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자는 거냐"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결의문을 채택, "오늘은 우리 새정치연합이 화합과 단결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첫발을 떼는 날이다. 분열이 아닌 화합의 길을 갈 것"이라고 했지만 단합의 장이 되길 바랐던 워크숍이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통합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