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늦게 주면 이자 더 물린다

2015-06-03 12:00
보험금 지급 지연 시 보험사 부담 2배로 늘려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 구축 유도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정당한 보험금 지급관행 확립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올 하반기부터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지연 시 적용하는 이자율이 높아진다. 또 동일 보험사에 다수 보험을 가입한 계약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심사담당자가 전체 보험가입 내역을 확인한 뒤 보험금이 일괄 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 연계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3일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의 일환으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정당한 보험금 지급관행 확립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보험 관련 불만 중 보험금 지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총 1만9275건으로 전체 보험민원의 43.7%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 신속·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지연할 경우 적용하는 이자율을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험금 지급 지연이자율(현행 연 4~8%)이 대출 연체이자율(연 10~15%) 수준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지급 지연에 대한 보험사의 이자부담이 기존보다 2배 가량 높아지는 셈이다.

금감원은 또 하반기 중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계약자가 동일 보험사에 여러 보험상품을 가입하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 데 따른 조치이다.

여러 보험사에 가입된 보험계약에 대해서는 보험개발원이 관련 정보를 각 보험사에 제공해 계약자에게 가입 사실을 안내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사고 시 관련 보험 뿐만 아니라 장기보험 등에서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해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며 "자동차보험 등에 우선 적용할 수 있으며 향후 질병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보험사가 소송, 민사조정 등을 통해 계약자를 대상으로 보험금 일부지금 합의, 계약해지를 유도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금까지는 과징금이 연간 수납 보험료의 10%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1000만원까지 높아진다.

금감원은 보험업권과 공동으로 세부실행계획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