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정동야행(夜行)축제 성료

2015-06-03 09:24
20여개 문화시설, 체험부스 등 9만 인파 몰려
130여년만에 개방한 미국대사관저 시민 6000여명 방문

정동야행축제 덕수궁 행사 모습[사진=중구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한국근대문화유산의 집결지인 중구 정동에서 개최한 정동 야행(夜行)축제에 9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며 성공적 마무리를 했다.

시민들에게 정동의 밤거리는 평소의 낮과 달라 새롭게 다가갔다. 특히 외국인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덕수궁 중명전의 경우 평소 주말 방문객의 10배 이상인 6700여명을 비롯해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이화박물관 등도 평소 관람객의 8배 이상을 넘어섰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이벤트는 1976년 신축 이후 시민들에게 처음 개방한 미국대사관저 관람이다. 제한된 시간이긴 했지만 약 6000여명의 시민이 방문했다. 리퍼트 미대사도 5월30일 오후 2차례 대사관저 정원에서 시민들과 깜짝 만남을 가졌다.

중구는 이번 미국대사관저 개방을 계기로 향후 축제 계획시 정동 일대에 위치한 영국대사관을 비롯해 러시아, 캐나다 대사관 등 외국공관의 시민 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구의 역사를 다양한 체험으로 만나보는 야사(夜史) 프로그램도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중림동의 ‘야광한약향첩 만들기’, 주자동의 ‘활자조판체험’, 무교동의‘대장간타각체험’, 신당동의‘야광 점괘체험’, 남창동의 ‘도량형체험’등을 비롯해 포도청 포졸들이 순찰시 쓰던 ‘조족등 만들기’등 체험프로그램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정동의 아름다운 밤길을 느낄 수 있는 야로(夜路) 프로그램은 5월11일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일찍 마감돼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교실에서 국한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근대사와 함께 그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 외에도 ‘덕수궁 돌담길 예술시장 공동체’를 뜻하는 정동 돌예공 행사가 이번 축제부터 열려 매달 둘째주 토~일요일마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데는 주최측의 오랜기간에 걸친 기획과 준비, 배재대학교 관광이벤트호텔학부생들의 프로그램 진행 참여와 통역안내 등 자원봉사 활동, 20여개 문화시설기관의 야간개방 참여 등 복합적인 도움이 많았다. 성숙된 시민참여도도 한몫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중구에는 명동, 동대문, 남대문 등 주요 관광명소가 몰려있었지만 야간 시간대 즐길거리가 부족해 이번 밤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며 “이번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정동야행축제를 매년 정례화하여 중구의 대표축제로 육성할 방침이며, 인근의 더 많은 문화시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