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헌재 판결로 합법 지위 잃을 가능성 커져

2015-05-28 15:56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헌법재판소가 해직자를 중앙노동위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교원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합법 노조로서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헌재가 전교조가 설립 이후 10년간 합법적 노조로 활동해 왔고 이전에도 해직 교원이 포함돼 있었지만 법외노조 통보는 2013년 10월에야 이뤄져 교원이 아닌 사람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로 할 것인지는 행정 당국의 재량에 달려있다고 밝혀 합법화 여지는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가 조합 규약에 따라 해직교원 9명을 조합원으로 인정한 데 대해 2013년 10월 24일 전교조에 교원노조법상 노조 아님 통보를 한 데 대한 재판이 헌재 판결로 속행이 가능하게 됐다.

앞서 전교조는 2013년 10월 2일 10인의 교사 명의로 교원노조법 제2조와 노동조합시행령 제9호 제2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신청했고 법외노조 통보에 대해서도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취소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를 신청했다.

전교조는 당시 현직 교원만 조합원을 인정하는 교원노조법 제2조와 상위법 근거 없이 노조 아님을 통보하는 노동조합시행령 제9조 제2항은 헌법 위반이며 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는 조합가입 및 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로 단결권,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 침해,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2014년 6월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를 인정했지만 9월 2심 재판부가 효력정지를 받아들이면서 판결은 항소심 선고까지 미뤄졌었다.

서울고법은 당시 교원노조법 2조가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과잉금지원칙과 평등권 등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당시 재판부는 교원노조가 성격상 기업별 노조가 아닌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조 같은 초기업별 노조에 가깝고 실업상태거나 구직 중인 해직자도 조합원에 포함된다고 해석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교조는 이번 판결을 앞두고 지난 22일 ‘공개변론’을 신청하고 공정한 심판을 위해 안창호 재판관에 대해 ‘제척 및 기피 신청서’를 25일 제출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이번 헌재 판결에 대해 교원노조를 불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헌재가 합헌 판단을 내린 교원노조법 제2조와 노동조합시행령 9호 2항이 1999년 노사정위원회의 해직교사 조합원 인정 합의에 어긋나며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위해 국제사회에 약속한 교원노조 합법화 약속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전교조는 또 세계노동기구(ILO)의 회원국으로 4대 원칙 중 핵심인 ‘결사의 자유’와 핵심 협약인 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등 기본적인 의무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이 창립 26주년으로 헌재 판결로 조직의 근거가 무너지게 된 전교조는 30일 전국교사대회의 집회 수위를 높이면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헌재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근거 규정에 대한 합헌 판결에 교육계의 갈등이 높아지고 법외노조 통보가 효력을 얻게 되면 전임자 복귀 등을 놓고 정부와의 마찰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헌재 판결을 앞두고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과 국제교원단체총연맹(EI)은 한국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제사회가 헌재가 이번 사건에 대해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