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양호 회장의 자식교육…한류연구소장/ 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

2015-05-27 11:17
조양호 회장과 ‘땅콩 회항’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43일 만에 석방되었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태와 관련하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작년 12월12일 “자식교육을 잘못시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땅콩 회항’ 사태로 조양호 회장의 자식들에 대한 흑역사가 하나하나 드러났다.

우선 ‘땅콩 회항’ 사태의 당사자이자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과거 하와이 원정출산 논란, 대학총장 막말 등의 흑역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류연구소장/ 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사진제공=맥신코리아]



둘째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운전과 관련된 두 개의 사건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막내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다른 것보다도 “복수하겠어”란 말실수로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식들의 행태를 보고 “재벌의 교육법에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 나아가 “철없는 재벌 2, 3세의 경영 승계는 문제가 많다”는 여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재벌 혹은 기업인들의 이미지는 한 마디로 ‘악의 화신’이다.

자식들이 대부분 패륜아이고 안하무인인데다, 나쁜 품성을 가진 졸부에 불과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벌 2, 3세는 돈을 물 쓰듯 하고, 없는 사람들은 사람취급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세상의 온갖 나쁜 짓은 다 벌인다.

살인 교사, 납치, 유괴 등을 자행하는 모습은 세상의 그 어떤 양아치 집단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는다.

이런 극악무도한 재벌에 대한 주인공의 ‘응징’이란 결말로 시청자의 카타르시스를 유도한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상의 재벌에 대한 왜곡되고 악의적인 묘사는 가랑비에 옷 젖듯 국민들에게 반기업정서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2001년 한 컨설팅업체(엑센추어)가 실시한 전 세계 22개국 880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반기업정서’(기업인에 대한 자국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도)는 우리나라가 7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2~3배나 높은 심각한 상태이다(싱가포르:28%, 미국:23%, 캐나다:20%, 대만:18%).

필자는 직업적 특성상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을 때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모두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식들에 대해 비난을 퍼부을 때 이면을 살펴보았다.

‘땅콩 회항’ 사태 두 달 전인 10월14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한 적이 있다.

아버지 조양호 회장은 자식들에게 용돈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었다. 그래서 조현민 전무는 고등학교때 아르바이트를 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 말은 사실일까?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부자인 조양회 회장의 자식들이 과연 검소한 생활을 했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의 진정성을 의심했을 것이다.

그럼 팩트로 알아보자! 그러기 위해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의 두 번의 자동차 사고를 재구성해 보자.

2000년 6월 28일 조원태 부사장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뒤 단속 경찰관을 치고 뺑소니친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2005년 3월 22일에는 운전중 시비가 붙어 70대 할머니를 밀어 쓰러뜨려 입건되기도 했다.

필자가 주목한 것은 사고 자체가 아니라 재벌 3세의 승용차였다.

당시 보도에 의하면 조원태 부사장은 24세에 소나타3, 29세에 그랜저XG 승용차를 몰았다.

이 정도의 승용차는 일반인 수준에서도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재벌 3세치고는 너무 검소한 것이 아닐까? 부모가 작은 빌딩 한 개 정도만 소유해도 자식은 대개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것만 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식교육은 아주 엄격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재벌 2, 3세에게는 분명 과(過)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공(功)을 전혀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CNN방송은 작년 8월30일 한국의 항공 기내 서비스가 세계 최고라고 극찬했다. 세계적인 항공사들이 한국의 항공 기내 서비스를 배우러 올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한 것이다.

세계가 극찬하는 기내 서비스를 만든 사람이 바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사람들은 애써 조현아 전 부사장의 공(功)을 무시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한진그룹은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부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기업이다.

조 회장은 ‘땅콩 회항’ 사태 훨씬 이전인 2009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역임하며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같은 기업을 사람들은 흔히 ‘아름다운 기업’이라고 부른다. ‘땅콩 회항’ 사태와 같은 해프닝으로 대한항공 기업의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 2, 3세의 일탈을 걱정하는 시각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재벌 2, 3세의 부적절한 처신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에 대한 답은 웃찾사 김진곤이 내렸다.

"세상 일 다 내 마음대로 되는데, 자식 일 만큼은 내 마음대로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