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가 뽑은 별별 명장면] ‘착하지 않은 여자들’ 성장의 계기

2015-05-26 11:25

[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시청자와 연기자의 사이, 배우가 직접 고른 장면을 세밀하게 파헤친다. ‘별별 명장면’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배우가 기억하는 특별한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 속 명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네 번째 타자는 KBS2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연출 유현기 한상우)에서 김현숙 역을 맡은 배우 채시라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3대에 걸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휘청거리는 인생을 버티면서 겪는 사랑과 성공, 행복 찾기를 담은 드라마.

극중 강순옥(김혜자)과 김철희(이순재)의 둘째 딸 현숙으로 활약한 채시라는 23화 중 윤미숙과의 전화통화를 명장면으로 꼽았다.

“윤미숙과 전화 통화하는 장면이 방송으로 나간 뒤, 다들 속 시원했다고 연락이 왔었어요. 사실 처음 그 장면을 보고 감독님은 ‘너무 센 것 같다’고 하셨는데 현숙이라면 윤미숙을 추 천 번도 더 죽이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극 중 김현숙과 윤미숙의 악연은 고교시절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숙은 평소 자신을 미워하던 말년(서이숙)에게 잘 보이고자 스카프를 선물한다. 하지만 현숙이 미숙에게 산 스카프는 도난물품이었고, 물건을 교환하기 위해 백화점에 간 말년은 큰 봉변을 당한다. 단단히 화가 난 말년은 현숙을 퇴학시키려 했고, 현숙은 미숙에게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끝끝내 미숙은 자백하지 않았고 현숙은 도둑이라는 누명을 벗지 못하고 퇴학을 당하고 만다.

“‘니가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대사는 너무 공감이 가고 마음이 아팠던 말이었어요. 솔직한 표현이었지만 수위가 높았기 때문에 조절해야 했죠. 현숙의 울분이 터지는 장면이자, 마음속에 응어리져있던 것이 해소되는 장면이었어요.”

미숙의 한 마디를 너무도 애타게 기다려왔던 현숙은, 미숙의 자백에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과거의 오해가 풀리고 퇴학처리가 무효화되는 과정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통쾌함을 안겼던 부분이다.

“촬영 끝나고 나서 만족도가 높았어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은 연락이 왔었거든요. 다들 통쾌하다, 마음 아팠다 라면서 현숙에게 공감해줬어요. 김혜자 선생님께서도 그 장면을 보고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뿌듯했죠.”

용서와 화해, 공감의 정서를 담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힌 채시라는 “이번 작품은 다른 드라마와는 달랐다”며 “앞으로 이런 드라마는 없을 것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착하지 않은 여자들’ 전국기준 12%의 시청률로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