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사 신용거래 급증, 증시과열 부추겨...마진론 쇼크 우려 증폭

2015-05-25 15:31

중국 증권사들의 마진론 투자가 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 = 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과 홍콩 증시 활황세와 함께 불어난 자금을 마진론(margin lending·주식담보대출) 투자에 쏟아붇는 증권사들이 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마진론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보유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투자법이다.

올해 중국 증권사들이 주식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지난 3년간 조달한 금액을 합한 것보다 많은 140억 달러(15조2700억원)로 그 절반은 주식담보 대출에 사용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맥쿼리의 분석에 따르면 상하이 증시에서 현재 마진론을 이용한 주식 매수는 1조9000억 위안(약 334조3800억원)이다. 올해 들어서만 84%가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4배가 늘어난 것이다.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증권사 자료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여실히 드러난다. 증권사들은 올해 주식 상장을 통해 조달한 95억 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신용거래 대출금으로 사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대표적으로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화타이(華泰)증권은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의 60%를 신용 거래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화타이 증권에는 벌써부터 거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 23일 정한 공모가를 기준으로 하면 총 45억 달러이고 향후 공모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추가 매도 옵션이 행사될 경우 7억 달러가 추가될 전망이다. 

​FT는 올해 들어 광폭 랠리를 펼치고 있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 또한 상당 부분은 마진론 급증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제는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마진론을 받은 투자자들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증거금을 올리거나 대출규모를 줄이게 되면 강제 매매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주말 홍콩증시를 강타한 중국 태양광업체 하너지(漢能)박막발전의 주가가 대폭락한 사건도 중국과 홍콩증시의 거품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20일 홍콩증시에서는 하너지 주가가 하루 만에 주당 7.37홍콩달러에서 3.91홍콩달러로 47% 추락해 시가총액 190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어 21일에는 홍콩 골딘그룹의 골딘파이낸셜(高銀金融)과 골딘부동산(高銀地産) 주식도 각각 43%와 41% 폭락해 시가총액 120억 달러와 46억 달러(약 5조원)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