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장관 총리 전격 발탁..강력한 정치개혁 예고

2015-05-21 14:42
'황교안 카드'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정치개혁·국정의 안정성·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염두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장고 끝에 황교안 법무장관을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전격 발탁한 것은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정치개혁, 국정의 안정성,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정 당국 수장인 현직 법무장관을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근절시키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친박 정치인들을 넘어 과거 참여정부 시절 진행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논란 등 과거의 정치권 유착, 비리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고, 사면제도 개선 등 제도적 보완장치까지 충실히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이번 인선에 담겨 있다고 여권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황 후보자는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멤버로 출발해 2년 3개월 재직기간 업무를 무난하게 수행해온데다 정무적 판단력이 뛰어나고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어 올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개혁과제 완수를 실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황 후보자가 국가기관 대선 불법개입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논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큰 잡음없이 해결하고 뚜렷한 업무장악력을 보인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황 장관은 그동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장 등 주요 인사 수요가 있을 때마다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었다. 올해 초에는 비서실장 유력설도 나오면서 ‘포스트 김기춘’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발탁을 두고 박 대통령의 법조인과 특정대학 출신 선호라는 인사스타일도 재차 입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근혜정부 총리 가운데 정홍원·이완구 전 총리에 이어 황 후보자 역시 성균관대 출신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3연속’ 성대 출신 총리가 탄생하는 셈이다.

지난 2013년 청와대 참모진 10명 중 허태열 비서실장을 비롯해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곽상도 민정수석, 이남기 홍보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등 절반에 가까운 수가 성균관대 출신으로 채워져 ‘태평성대’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현재 안종범 경제수석, 신성호 청와대 홍보특보 등도 성대 출신이다.

'깜짝 발탁'을 통한 큰 변화보다는 현직 각료 기용을 통한 국정의 연속성과 인사청문회 통과 경험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도 있지만, 협소한 인재 풀에 따른 '수첩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황 후보자가 과거 인사 청문회를 통과한 전례가 있다고는 하지만 벌써 2년 전의 일이고, 그동안 안대희, 문창극, 이완구 등 3명의 총리 후보를 거치면서 청문회 통과 기준이 더욱 엄격해졌다.

황 후보자에 대한 법무장관 청문회 때도 △안기부 'X파일' 수사의 편파수사 논란 △과거 수사경력에 따른 공안정국 조성 우려 △수임료 과다 수령에 따른 전관예우 논란 등을 이유로 야당이 '부적격'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가 5개월간 16억여원의 수입을 올린 것이 문제가 돼 낙마한 것을 감안하면 황 후보자 역시 이 문제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가 이날 황 후보자의 총리 내정 발표 직후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신상털기식이 아니라 정책과 업무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데 방점을 두고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야당이 공안검사 출신인 점을 들어 '공안정국' '사정정국' 조성을 우려하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어 청문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황 후보자가 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의 수사 총책임자에서 대통령의 지휘를 받아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 자리를 옮기게 됨에 따라 수사 공정성 논란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내달 중순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및 인준 절차를 빨리 마무리 지어 총리 부재에 따른 국정 공백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국회 인준 절차까지 마무리될 경우 신임 총리 제청을 거쳐 후임 법무장관 인선도 진행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선 후임 법무장관으로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